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을 반드시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녹음하고 싶다는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해 왔어요. 지휘자 야쿠프 흐루샤가 워낙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 녹음 일정을 맞추느라 2~3년을 기다려야 했죠. 앨범 발매에 이어 아시아 투어까지 함께하게 돼 어린 시절 꿈을 이뤘습니다."
뛰어난 기교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6)는 마치 '성덕'(성공한 덕후) 같았다. 아시아 3개국 투어 중인 그는 30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곧 함께 무대에 오를 밤베르크 심포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5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김봄소리는 2021년 아시아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최초로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GD)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입지를 굳혔다.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 독일 제1공영방송연합(ARD)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대회에서 잇따라 입상하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이날 김봄소리는 "어린 시절, 제 은사이신 김영욱 교수님이 1972년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 '멘델스존·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을 닳도록 들었다"며 "그때부터 밤베르크 심포니의 특별한 사운드에 푹 빠져 팬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오는 31일 성남아트센터, 6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밤베르크 심포니 공연에서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차세대 거장으로 꼽히는 체코 출신의 상임지휘자 야쿠프 흐루샤(44)가 함께한다.
이번 두 차례의 공연에서 김봄소리가 협연할 곡은 독일 작곡가 막스 브루흐(1838~1920)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다. 이 작품은 견고한 구조, 유려한 선율, 화려한 바이올린 독주가 어우러진 명곡으로 손꼽힌다.
한편 밤베르크 심포니는 독일 바이에른주의 소도시 밤베르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남(南)독일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다. 1946년 격변의 역사 속 체코에서 독일로 이주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창단됐다. 역사가 긴 편은 아니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활기찬 소리로 독일 관현악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악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