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감독과 딸이 함께하는 모습을 담은 PSG 팬들의 걸개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랑스 리그1 파리생제르맹(PSG)의 팬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이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그의 막내딸을 기리는 걸개그림을 선보이며 또하나의 감동을 선사했다.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UCL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를 5-0으로 대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유럽 빅클럽을 목표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PSG는 1970년 창단한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UCL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PSG의 우승 직후 관중석에선 특별한 걸개그림이 내걸렸다.

걸개그림엔 엔리케 감독이 자신의 막내딸과 함께 PSG의 깃발을 꽂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10년 전 엔리케 감독과 함께하던 딸 사나 ⓒ AFP=뉴스1

엔리케 감독의 막내딸 사나는 2019년 9살 나이에 골육종이라는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사나는 지난 2015년 엔리케 감독이 바르셀로나(스페인) 사령탑으로 USC 우승컵을 들어올리던 당시 아버지와 함께 그라운드 위에 바르셀로나 깃발을 꽂아 축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다.

엔리케 감독은 2년 전 PSG 감독으로 부임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내 딸과 함께 바르셀로나 깃발을 꽂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이번엔 (하늘나라에 있는) 내 딸과 함께 PSG 깃발을 꽂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의 말은 이날 UCL 우승으로 현실이 됐다.

PSG 팬들은 엔리케 감독의 부탁을 잊지 않았고, 이날 특별한 걸개그림으로 UCL 우승컵을 안겨준 엔리케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우승 후 딸과의 추억이 새겨진 티셔츠로 갈아입은 엔리케 감독은 "PSG 팬들이 나와 내 가족에게 의미 있는 장면을 재현해 준 것을 보고 감동했다. 내 딸과 관련된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있지만, 오늘은 더 특별할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