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축구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전진우(전북)에게 이라크 원정은 여러모로 절호의 기회다. 어렵게 잡은 이 찬스를 잘 살리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3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2일 전세기를 타고 이라크로 향했다. 이라크전을 마친 뒤엔 역시 전세기로 귀국,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10차전을 갖는다.
이번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전진우다.
전진우는 개명 전 전세진이라는 이름으로 U17·20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있지만 A대표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속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올해 소속 팀 전북에서 알을 깨고 나왔다. 현재 11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전진우는 그 전리품을 앞세워 처음으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친다. 전진우는 수비수 2명을 앞에 놓고도 거침없는 드리블로 돌파하고,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한다.
홍명보 감독은 전진우를 발탁하면서 "지금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있고,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다. 최근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의 플레이도 좋아졌다.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번 소집이 전진우에게 더 좋은 기회인 이유는, 경쟁자들이 명단에서 제외됐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출국에 앞서 홍 감독이 직접 "손흥민을 무리해서 출전시키지는 않겠다"고 밝히는 등, 선발 가능성이 낮은 상태다. 황희찬(울버햄튼) 역시 여전히 부상 여파가 있다.
전진우에 이어 K리그1 득점 2위인 주민규(대전)는 아예 뽑히지 않았고, 시즌을 막 마친 배준호(스토크), 엄지성(스완지), 양민혁(퀸스파크레인저스)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은 휴식 차원에서 제외됐다.
요컨대 경쟁자들 대부분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A대표팀 출전이 꿈이라고 밝힌 전진우 입장에선 '판'이 제대로 깔린 셈이다. 이번 2연전을 통해 존재감을 키운다면 전진우는 향후 대표팀의 꾸준한 옵션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표팀 측면 공격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배준호 역시 발탁 초기엔 3번 옵션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요르단전에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지고, 그 자리에 대신 투입된 엄지성마저 다치면서 얼떨결에 30분 이상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배준호는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1도움으로 활약했고, 이후 출전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전진우 역시 평소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그는 "대표팀에 오는 게 꿈이었지만 소집 자체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대표팀 선수로 왔다"면서 "최대한 경기장에서 싸우겠다. 뉴페이스인 만큼 보다 활기를 넣어주면서 팀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