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이 본격화 하며 글로벌 증시가 요동친다. /사진=쳇GPT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본격화하며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장기적 타격 우려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지수는 1.79%, S&P500은 1.13%, 나스닥은 1.30%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는 16일 개장 이후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 오른 2946.66에 마감했다. 중화권 대표 증시인 상해지수는 0.35% 상승했다. 일본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지수는 1.26% 올랐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은 이란 내 핵시설과 군사 기지를 대규모로 공격했다. 이에 이란이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현재 갈등 상황은 고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건물들이 크게 파괴된 모습. /사진=로이터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더 확산할 경우 미국의 개입 가능성과 함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이란이 이를 폐쇄할 경우 국제 유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실제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발발한 직후 브랜트유가 13% 급등하는 등 국제 유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현재 시장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보복 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며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실제로 현실화한 사례가 없고 봉쇄 시 이란의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도 어려워지는 만큼 이란이 섣불리 봉쇄 조취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이경민 FICC대신증권 리서치부 부장은 "시장은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이슈를 단기 이벤트로 소화하는 모습"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충돌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번 사태 역시 시장에 단기 충격을 입힌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는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과 2020년 초 발생한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사망 사건이다.

2006년 7월12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쟁이 발발하자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약 1.5% 급락했지만 빠른 시일 내 회복세가 나타나며 같은 달 말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2020년 1월3일 가셈 솔레이마니 사망사건 당시에도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가 나오며 글로벌 시장이 휘청였지만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가셈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해외 작전 특수부대인 '쿠드스군' 지휘관으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미군 드론에 의해 암살당했다.

해당 사건 당일 다우지수는 0.8%, S&P500은 0.7% 급락하는 등 증시가 타격을 입었지만, 시장은 3일 이내 회복세로 돌아섰고 일주일 후 낙폭을 모두 회복하며 정상 궤도로 들어섰다.
현재 충돌이 과거 사례보다 고조된 양상을 띈 만큼 변수가 존재한다는 전망이다. /사진=챗GPT

현재 이스라엘-이란 간 출동도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단기 반응 후 향후 펀더멘털 회복에 따라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현재 충돌이 과거 사례보다 훨씬 더 고조된 양상을 보이는 만큼 미국의 외교·군사적 대응, 이란의 전략, 중동지역 전면전 확대 여부 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 갈등이 격화되며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여타 중동 국가들의 참전"이라고 강조했다. 류 연구원은 "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에너지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봉쇄 시 이란의 중국으로 원유 수출도 어려워 지는 만큼 이는 이란의 최후 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러 차례 전쟁 사례들을 비교해 본 결과 일시적 조정 및 반등이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일본 대표 지수는 중동 리스크 발발 이후에도 펀더멘털 훼손이 제한적으로 중장기 상승 여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시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일시적 조정 시 국가별 대응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