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좀처럼 미국 무대 첫 우승과의 인연을 맺지 못하는 최혜진(26)이 메이저 무대에서 설움을 씻어낼 수 있을까.
최혜진은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필즈 랜치 이스트 앳 PGA 프리스코(파72)에서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에 나선다.
최혜진의 최근 샷감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리비에라 마야 오픈(공동 4위)을 시작으로, US 여자 오픈(공동 4위), 그리고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준우승)까지 3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전체로 봐도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한 번밖에 없고, 8차례 20위 이내 성적을 내는 등 언제나처럼 꾸준함이 돋보이는 그다.
다만 '우승 가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최혜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2승을 쓸어 담고 지난 2022년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는데, 아직 그곳에서 우승이 없다.
데뷔 시즌엔 준우승 한 번에 3위 3번 등 '톱10' 10번의 준수한 성적을 냈고, 2023년엔 '톱10' 2번으로 주춤했다.
그러다 지난 시즌 다시 8번의 '톱10'으로 반등했고, 올해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우승은 없다.

몇 차례 우승의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 16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딱 한 개의 보기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주까지 비회원,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LPGA투어 112개 대회에 출전한 최혜진은, 준우승만 5번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7년엔 US 여자오픈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선배 박성현(32)의 우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후에도 2018년 호주 여자 오픈에선 고진영(30), 2020년엔 박희영(38) 등 선배들과 각축 끝 준우승에 만족했고, 2022년엔 폴라 레토(남아공)의 데뷔 첫 우승, 이번 마이어 클래식에선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의 9년 만의 우승 '조연'이 됐다.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벌였기에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더욱 크다.
LPGA투어 113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다면 그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터다.
최근의 컨디션이 매우 좋기에 이번 대회 기대감 또한 크다. 2022년 이 대회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기억도 있다.
이번 대회엔 최혜진을 포함해 총 26명의 '태극낭자군단'이 출격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까지 땄던 베테랑 양희영(36)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2연패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37)가 마지막이었다.
또 한국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유해란(24)을 필두로 김효주(30), 고진영, 김세영(32) 등도 우승을 노린다.
최근 감이 좋은 이일희(37), 이소미(26), 이미향(32)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파 3인방'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수지(29), 황유민(22), 방신실(21)이 세계랭킹 상위권자 자격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비회원 선수'로 메이저 대회에서 '깜짝 우승'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이저대회인 만큼 해외 톱랭커 선수들은 총출동한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를 필두로 2위 지노 티띠꾼(태국),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4위 인뤄닝(중국) 등이 모두 나선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일본에서도 사이고 마오, 사소 유카, 후루에 아야카, 다케다 리오, 이와이 치사토, 이와이 아키에, 하타오카 나사 등 강자들이 우승권 경쟁에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