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왼쪽에서 여덟 번째),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이재근 KB국민은행 행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해 4월 열린 'KB Innovation HUB센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이재명 정부는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육성, 글로벌 4대 벤처강국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벤처기업이 살아나면 기업과 일자리가 늘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한국경제의 혈맥인 금융은 새 정부의 벤처투자 정책에 발맞춰 스타트업 지원에 힘을 쏟는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에 '액셀'을 달아주는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스타트업 육성·지원 조직인 KB이노베이션허브센터, 육성프로그램 'KB스타터스'와 연계해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금융의 계열사로부터 다양한 협업과 연간 200억원 내외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에 나선 계열사와 성장 발판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연결하면서 '상생혁신'을 주도한다. 현재까지 육성 스타트업은 301개, 누적 투자금액은 2267억원이다.

KB금융-스타트업 상생혁신, 경제 성장 선순환 주도

KB금융이 2015년부터 운영한 KB스타터스는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서비스를 바탕으로 미래 협업 파트너로 성장을 추구한다. KB스타터스는 지난 10년간 매년 혁신 스타트업을 선발해 총 255개의 스타트업에 2100억원을 투자하고 KB금융 계열사와 312건의 협업을 추진했다.
KB스타터스 지원현황/그래픽=김은옥 기자

KB스타터스의 대표 기업은 한국신용데이터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플랫폼 '캐시노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2017년 국민은행과 KB증권의 투자를 받아 2022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됐다.

올해 3월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 모델로 인가를 신청했고 하반기 4번째 인터넷은행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또 다른 은행으로 성장한 선순환 구조다.

올해는 KB금융 각 계열사와의 협업 기회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KB국민카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퓨처나인(FUTURE9)'과 'KB스타터스'를 통합 운영한다.


KB금융 관계자는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10년간 매년 혁신 스타트업을 선발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와 동반성장했다"며 "차별화된 육성·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휴와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플랫폼 개발에 스타트업 협업

KB금융은 정부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목표에 발맞춰 선제적인 인공지능 대전환(AX) 기반 마련을 위해 생성형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지난 5월 금융권 최초의 그룹 공동 생성형 AI플랫폼인 'KB GenAI 포털'을 구축했으며 KB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다양한 AI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 GenAI 포털은 KB금융 8개 계열사(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가 협업, 영업 현장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구축된 생성형 AI 기술 활용 플랫폼이다.

AI에이전트는 정보전달과 콘텐츠 생성역량을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분석해 계획을 세우며 능동적 역할을 하는 전문비서다. 구글 등 포털사이트가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에 그쳤다면 챗GPT처럼 능동적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AI에이전트가 금융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KB금융 계열사는 KB GenAI를 통해 ▲최신 기술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력 ▲생성형 AI 기술의 안전한 활용 및 신뢰성 ▲생성형 AI 기술의 비즈니스 적용을 위한 그룹 공동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KB금융은 영업 현장과 고객 수요를 고려해 선정한 '금융상담·PB(Private Banker)·RM(Relationship Manager) 에이전트'(KB국민은행), '자산관리·상담지원 에이전트'(KB증권), '보험 상담 에이전트'(KB손해보험), '카드상담 에이전트'(KB국민카드), '보험 에이전트'(KB라이프생명) 등을 개발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권 AI 혁신을 주도하는 'KB AI 전략'과 'KB AI 에이전트 로드맵'을 마련해 향후 3년 내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 그룹 주요 업무에 250여개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KB금융이 지원하는 KB스타터스와 KB이노베이션허브센터를 활용해 현장에 유용한 AI 기술 금융서비스 확산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