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메이저리그(MLB) 사상 20번째로 개인 통산 탈삼진 3000개 금자탑을 세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감동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커쇼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0구를 던져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 전까지 2997탈삼진을 기록한 커쇼는 이날 삼진 3개를 추가해 대기록을 완성했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역대 20번째 3000탈삼진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해 다저스 유니폼만 입었던 커쇼는 월터 존슨(워싱턴 세네터스)과 밥 깁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한 팀에서 3000탈삼진 고지를 밟은 세 번째 투수가 됐다.
어떤 투수보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그도 긴장했는지 이날 삼진 3개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3회초 12번째 타자였던 미구엘 바르가스를 상대로 첫 탈삼진을 기록했고, 5회초 2사에서 레닌 소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초에도 마운드를 지킨 커쇼는 2사에서 100번째 공인 바깥쪽 슬라이더로 비니 카프라를 삼진 처리, 3000탈삼진의 마지막 퍼즐을 끼웠다.

경기 후 커쇼는 "(삼진 3개를 추가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오늘 투구 내용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특히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안 좋았다"면서 "(쉽지 않았지만) 3000탈삼진 달성 투수 대열에 합류하게 돼 정말 놀랍다"고 기뻐했다.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3000개를 달성한 커쇼는 더그아웃 앞에서 자신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낸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김혜성, 오타니 쇼헤이 등 동료들, 코치진과 포옹했다.
커쇼는 "(대기록을 세운 뒤) 팬들의 환호를 들었을 때는 프로 경력을 통틀어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커쇼는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도 표했다. 그는 "개인 기록도 기쁘지만 함께 축하해줄 사람들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선수들, 코치진, 트레이너, 프런트 등 모든 분이 축하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커쇼의 가족이 관중석 맨 앞에서 열렬히 응원했다. 커쇼는 "장남은 (아빠의 대기록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아이들은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잘 몰라도 마냥 즐거워했다. 아내에게는 6회까지 가슴 떨리며 경기를 지켜보게 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그래도 가족들이 맨 앞에서 응원해줘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