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이 잠실 구장 첫 홈런포를 역전 만루포로 장식하며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현은 3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9회초 만루홈런을 터뜨려 6-4 뒤집기를 이끌었다.
'우타자' 이재현은 삼성이 두산 오른손 선발 곽빈을 의식해 1~8번 타순에 좌타자를 배치하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8회말 수비 때 유격수로 교체 투입된 이재현은 9회초 팀이 무사 만루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바뀐 투수 박신지를 상대로 볼 2개를 골라낸 이재현은 3구째 슬라이더를 지켜본 뒤 4구째 다시 한번 들어온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로 연결했다.
개인 3번째 만루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나왔다.
이재현의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삼성은 9회 마무리 이호성이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만난 이재현은 "5회 이후 이진영 코치님께서 (경기에 나갈) 준비하라고 하셔서 몸을 풀었다"면서 "(타석에 들어갔을 때) 투수가 바뀌고 나서 코치님이 가까운 쪽 코스를 노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조언을 따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9회 역전 만루 홈런은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순간이다.
이재현은 "기분이 당연히 좋았다. 홈에 들어오니 (구)자욱이 형이 손가락을 하나 펴고 있더라"면서 "제가 잠실에서 홈런이 없었다. 자욱이 형이 평소에 '잠실에서 홈런 쳐봤나'라고 놀렸다. 이제는 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맞는 순간 큼지막한 타구가 날아갔지만 이재현은 홈런이 될 거라고 직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잠실에서 홈런을 쳐본 적이 없어서 느낌을 잘 몰랐다.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나겠다 싶었다. 외야 수비가 멈추는 걸 보고 홈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현에게도 이날 홈런은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그는 "직구에 늦게 방망이가 나올 때가 많았고,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야 할 경우도 파울이 돼서 카운트가 불리해졌다. 그래서 (카운트가) 유리할 때 좋은 결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도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현은 "순위는 신경 안 쓴다. 그저 매일 이기는 게 목표"라며 "나는 아직 어리니까 형들 따라서 열심히 뛸 뿐이다. 그저 다른 팀과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