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가했던 홍원기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과 주장 송성문(오른쪽에서 두 번째). (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주장 송성문(29)이 성적 부진 때문에 단장, 감독, 수석코치가 동시에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는 기본적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밖에 없다"며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성문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오늘 훈련하러 출근하는데 마음이 무거웠다"며 "야구 경기는 결국 선수들이 하는 건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자책했다.


키움은 전반기를 마친 현재 27승 3무 61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9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9.5경기로 벌어져 3년 연속 꼴찌 위기에 처했다.

이에 키움 구단은 후반기를 사흘 앞둔 14일 쇄신을 이유로 고형욱 단장, 홍원기 감독, 김창현 수석코치를 한꺼번에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홍원기 감독과 함께 12일 올스타전에 나섰던 송성문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아내와 여행을 갔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송성문은 "단장님, 감독님, 수석코치님께서 해임됐다는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다"며 "전역 후 홍원기 감독님께서 많은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제게 홍원기 감독님은 스승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감독님과 통화하면서 '감독으로 계실 때 더 잘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보기 좋을 것 같다'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홍원기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왼쪽)과 송성문.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갑작스러운 단장, 감독 교체에 키움의 젊은 선수들이 크게 동요될 수 있다. 주장을 맡은 송성문으로선 구심점으로 선수단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하는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그는 "선수들에게 '감독님이 떠나셨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크게 바뀐 건 없다.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고 이야기했다.

키움은 17일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4연전으로 후반기에 돌입하는데, 설종진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게 됐다.

이날 처음으로 1군 선수단 훈련을 지휘한 설 감독대행은 "뒤에서 (전반기 경기를) 봤을 때 프로야구 선수들로서 가져야 할 절실함이 잘 보이지 않았다. 팬과 구단을 위해 더 절실한 마음으로 뛰자"고 당부했다.

이에 송성문은 "감독대행님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우리가 (부족했고) 더 절실한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감독대행님께서 뛰는 야구를 주문하셨다. 작전과 도루 성공률이 높아야 뛰는 야구도 빛이 날 수 있다"며 "후반기에는 감독대행님께서 강조하셨던 부분이 잘 나올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2025.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그러면서 송성문은 후반기에 '만만하던' 키움이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지만, 야구가 쉽지 않다. 너무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며 "다른 팀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않은가.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는 게 후반기 최우선 목표다. 이제 다른 팀에서 키움을 만날 때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더 단단하고 끈끈한 야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송성문은 키움 팬들을 향해 "팬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며 "팀이 더 강해지고 많이 이기는 모습을 바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는 전반기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