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부드럽고 우아한 외모다. /사진=김창성 기자

르노코리아가 흥행작 SUV 그랑콜레오스에 이어 또 다시 국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SUV를 내놨다.전기차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세닉 E-Tech)이다. 전기 SUV '세닉 E-Tech'는 깔끔한 디자인에 주행감·승차감도 안정적이다.

눈길 가는 부드럽고 우아한 곡선

세닉 E-Tech는 SUV의 외관과 특징을 일부 가져와 역동적인 첫 인상을 주지만 낮아진 벨트라인과 부드럽고 우아한 실루엣은 세단 같은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세닉 E-Tech는 전장(길이) 4470㎜, 전폭(너비) 1865㎜, 전고(높이) 1590㎜의 균형 잡힌 차체 비율과 2785㎜의 긴 휠베이스와 짧은 전·후면 오버행이 더해져 안정적인 라인을 완성했다.


휠은 차체의 네 모서리에 가깝게 배치돼 스포티한 실루엣을 강조하는 동시에 넉넉한 실내 공간 확보에도 기여한다. 전면에는 로장주 엠블럼과 르노의 새로운 시그니처 헤드램프 패턴을 적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견고한 개성도 뽐낸다.
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스포티한 인상도 풍긴다. /사진=김창성 기자

전면의 마름모 패턴은 그릴 상단의 헤드라이트와 어우러져 화려한 하이테크 효과를 선사하고 두개의 후면 조명은 멀리 떨어진 화살표가 서로 마주 보는 형상으로 디자인돼 차체가 넓어 보인다.

에어로 디자인이적용된 '오라클 휠'도 인상적이다. 특별히 설계한 20인치 오라클 휠은 르노 고유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담아 예술 오브제에 가까운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세닉 E-Tech는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세계적인 생활환경 전문 기업 '생 고뱅'과 협업해 개발한 럭셔리 브랜드 사양의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는 실내 공간을 더 널찍하게 느끼도록 한다.


넓은 유리 면적과 최적화한 헤드룸 설계까지 더해져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도 차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탁 트인 개방감을 극대화시킨다.
1열의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화면은 운전석의 12인치 가로형 스크린과 센터 콘솔 중앙의 12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돼 있다.
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공간감이 우수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최근 출시된 자동차가 대체로 일체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반면 세닉 E-Tech는 기역자 형태고 화면도 따로 구성돼 있지만 시인성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내비게이션 화면 하단에 직관적인 물리버튼이 적용돼 공조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세닉 E-Tech는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을 기반으로 한다.

평평한 바닥 설계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으며 2열은 동급 최대 수준인 278㎜의 편안한 무릎 공간과 884㎜의 여유로운 머리 위 공간까지 확보해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545ℓ의 트렁크 적재 공간은 2열 좌석 폴딩 시 최대 1670ℓ까지 확장 가능해 실용성도 무난하다. 다양한 스마트 수납 공간이 배치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무선 충전 패드를 내장한 센터 스크린 하단부 공간과 추가 수납 공간을 갖춘 센터콘솔 등을 포함해 총 38ℓ 용량의 개인 소지품 수납이 가능하다.
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의 트렁크는 2열 폴딩시 최대 167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사진=김창성 기자

속도감 있는 질주, 안정적인 승차감

최근 서울 성수동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 소양강댐 인근을 오가는 왕복 약 220㎞의 시승을 통해 세닉 E-Tech가 지닌 군더더기 없는 주행감·승차감을 직접 느꼈다.

세닉 E-Tech는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완성한 경쾌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퍼포먼스가 강점이다. 구조 설계 단계부터 완전한 전동화를 전제로 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전기차 보다 차체 균형과 배터리 배치, 공간 활용성, 주행 안정성 등에서 우수한데 실제 주행에서도 이는 그대로 느껴졌다.

세닉 E-Tech는 조향비가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12대1로 설정돼 세단과 동일한 수준의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장한다.

스티어링 휠의 최대 회전수(lock to lock)가 2.34회전에 불과해 조작 거리가 짧고 직관적이며 좁은 공간에서도 민첩한 조작이 가능하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과 병렬식 멀티 링크 리어 액슬을 결합해 안정적인 핸들링과 함께 정밀한 조향 성능까지 선사한다.
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의 1열은 운전석의 12인치 가로형 스크린과 센터 콘솔 중앙의 12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됐다. /사진=김창성 기자

전체적인 주행감은 '경쾌함'으로 요약된다. 짧은 시내구간 주행보다 고속도로 주행이 탁월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9초 만에 도달하지만 실제 느낌을 더 빨랐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내연기관차 못지않게 탁월했다. 최고 출력 160kW(218ps), 최대 토크 300Nm의 전기 모터가 결합돼 고속주행에서 빠르고 민첩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차체 하부에 통합된 배터리가 전체 무게 중심을 효과적으로 낮춰 고속주행에서 흔들림도 적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길게 굽이진 산길을 넘어갈 때도 이 같은 안정적인 무게중심은 탁월한 코너링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며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전비도 뛰어났다. 에너지 절약에 중점을 둔 '에코' 모드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가며 주행을 했고 복합 공인 전비(4.4㎞/kWh)보다 더 높은 5.6㎞/kWh의 전비까 찍히며 우수한 배터리 효율도 발휘했다.
르노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의 후면 조명은 멀리 떨어진 화살표가 서로 마주 보는 형상으로 디자인됐다. /사진=김창성 기자

세닉 E-Tech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돼 동급 최고 수준인 87kWh 용량의 대형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6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았지만 뛰어난 효율성을 바탕으로 이보다 더 긴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기본 적용된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도 끊김 없이 무난했다. 운전자의 스마트폰을 차와 연동해 티맵, 카카오내비, 네이버지도 등 국내 주요 내비게이션 앱(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음성 명령과 전화, 메시지, 음악 스트리밍 등 일상적인 소통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밖에 ADAS(첨단주행보조시스템)도 운전자의 주행 안전을 위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휴식 없이 주행이 길어지자 계기반을 통해 휴식을 권고하는 알림이 울려댔고 속도 표지판을 인식해 현재 주행 중인 도로의 제한 속도를 지키도록 도왔다.

여러모로 군더더기 없이 높은 주행 만족감을 선사했던 세닉 E-Tech의 가격(세제혜택 및 친환경차 인증 완료 전)은 ▲테크노 5494만~5634만원 ▲테크노 플러스 5847만~6166만원 ▲아이코닉 6337만~6656만원이다. 정부의 친환경차 인증 완료 뒤 개별소비세와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을 더하면 46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