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희 주교 문장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최광희 주교의 문장과 사목 표어 '주님과 함께'가 확정됐다.

서울대교구는 최 주교의 문장이 사목 표어인 '쿰 도미노(Cum Domino, 주님과 함께'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의 신앙 여정과 복음 선포의 사명을 상징하는 다양한 도안 요소들이 담겼다고 21일 설명했다.


특히 성경에 기반한 사목, 한국 순교자들에 대한 깊은 신심, 그리스도 중심의 사제적 삶을 시각적으로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문장의 핵심이 되는 표어는 최 주교의 사제 서품 성구인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탈출 3,12)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사목의 모든 여정 속에서 주님과 함께라면 어떤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앙의 힘을 상징한다.

최 주교는 이 표어를 통해, 주교직의 사명이 바로 주님과의 친밀한 일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앙 고백을 드러내고 있다.


문장 상단에 자리한 물고기(ΙΧΘΥΣ) 상징은 초대 교회 신자들이 사용하던 상징으로,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를 뜻하는 희랍어 약자이다.

이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라"(루카 5,10)는 말씀에 따라, 신자들을 믿음으로 이끄는 사명을 나타낸다.

문장 중앙에 물결로 형상화된 펼쳐진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과 세례의 은총, 그리고 신앙 여정의 움직임을 상징한다. 이는 성서 사도직에 헌신해온 최 주교의 사목 방향을 반영하며, 말씀 안에서 신자들과 함께 걸어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문장 하단에는 성지 가지를 형상화한 잎사귀가 배치돼 있다. 이는 한국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정신을 기리는 상징으로, 순교 선열들의 삶을 본받아 오늘날에도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목자의 사명을 담고 있다.

성경 옆 알파(Α)와 오메가(Ω)는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묵시 1,8)라는 말씀처럼,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신 그리스도께서 주교직의 주체이심을 고백하는 표지이다.

문장에 사용된 색상들도 각각의 상징성을 지닌다. 진청색은 깊은 믿음과 충실함,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나타내며, 황금색은 주님의 영광과 신성, 그리고 그 통치를 나타낸다. 회색은 겸손과 절제, 내면의 성찰을 상징하며, 외적인 화려함보다 내적인 사목의 본질을 강조한다.

문장 속 모든 요소는 종과 횡의 교차를 통해 십자가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주교직의 여정이 곧 주님과 동행하는 길임을 드러내며, 하느님의 백성을 진리 안에서 인도하려는 사명임을 상징한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는 8월 28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최광희 주교의 서품식을 거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