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이번 무대는 10명의 에투알(별이라는 뜻, 수석 무용수)이 함께하는, 전례 없는 규모로 꾸려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에투알이 외부 무대에 동시에 서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에요."
'세계 최고 발레단'으로 꼽히는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박세은(36)은 올해 POB 내한 공연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별들의 총출동'을 꼽았다. 갈라 공연을 앞두고 최근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다. 박세은은 2021년 동양인 최초로 POB의 에투알에 오른 발레리나다.
박세은은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오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무대에 오른다. 갈라는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발레를 한 무대에서 선보이는 형식의 공연. POB의 내한 갈라 공연은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무대에는 박세은을 비롯해 '21세기 POB의 상징'이라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 아망딘 알비송, 기욤 디오프, 블루엔 바티스토니 등 총 10명의 에투알이 함께한다. 공연 프로그램은 박세은이 직접 구성하고 캐스팅까지 총괄했다.

"클래식·현대 아우르는 중편 레퍼토리 선보일 것"
박세은은 "이번 갈라는 A, B 두 개의 프로그램에 각각 중편 레퍼토리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기존 갈라와 차별화된다"며 "갈라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제롬 로빈스의 작품처럼 정서적이면서도 서사적 깊이를 지닌 안무가 포함돼 있어, 마치 짧은 전막 공연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무대에서 펼쳐질 중편 레퍼토리는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 모리스 베자르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이다.
박세은은 특히 10명의 '별'들이 함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 내한 공연에선 5명의 에투알이 무대에 올랐던 것에 비해, 올해는 그 규모가 두 배로 늘었다. "각자 스케줄이 다르고, 시즌 중에는 외부 공연이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클래식과 현대를 아우르는 중편 레퍼토리 중심의 깊이 있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클래식 발레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니오 "서울 갈 생각에 설레…K푸드 맛보고파"
프랑스를 대표하는 무용수 마티외 가니오(41)는 이번 무대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그는 '소나타', '인 더 나이트'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가니오는 출연작과 관련해 "제롬 로빈스의 열혈 팬"이라며 "'인 더 나이트'는 전반적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지만, 제가 맡은 파드되(2인무)는 훨씬 더 상징적이고 엄숙한 느낌을 준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출연작인 '소나타'에 대해서는 "피아노와 첼로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마법 같은 분위기를 전달하는 작품"이라며 "마치 실 한 가닥에 매달린 듯한 긴장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분위기가 특히 인상 깊다"라고 했다.
첫 한국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오래전부터 한국에 가보고 싶었기에, 올여름 이렇게 방문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특히 역동적인 도시 서울을 탐방하는 것이 기대되고, 진짜 한국 음식을 맛볼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국 공연인 만큼, 가능한 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춤꾼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