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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2분기 연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1분기 실적 저점을 통과했다. 판재류 판매 확대와 자회사 수익 개선이 실적 회복을 견인한 결과다. 건설 경기 부진 속 봉형강 수익성 악화는 여전히 부담이지만 하반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5조945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1018억원을 기록, 컨센서스(904억원)를 웃돌았다.
회사 측은 전 분기 노조 파업으로 감소했던 생산량이 회복되고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판매량은 별도 기준 452만6000톤으로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판재가 311만1000톤, 봉형강이 141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의 실적 개선도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생산 증가에 따라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의 글로벌 자동차향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 IFC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수혜로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는 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톤당 스프레드가 약 1만2000원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이로 인해 약 600억원 손익 차이가 발생했다.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과잉 생산을 유지해오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감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1일 중국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과잉 생산 억제 및 통제를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시장에서 강도 높은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입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저가 제품 유입이 줄면서 이에 따른 수요 반등도 기대된다. 김원배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월 잠정 관세 부과 이후 (후판) 수입량이 대폭 줄었다"며 "지난해 기준 일반 비조선 부분의 수입량이 약 45만톤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이보다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공공부문 주도의 경기 부양책도 중요한 반등 요소다. 현재 정부는 SOC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회사는 해당 사업에 따른 수요가 올해 4분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과 관련된 구체적 일정도 공개됐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00% 단독 투자 형태로 현지 자회사 '현대스틸루이지애나LLC'를 설립했다. 이달 말까지 지반조사를 완료하고 8월 중 주설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포항 중기사업 매각 결정 배경도 언급됐다. 최상근 전무는 "더 이상 대기업의 원가 구조로는 중소기업 및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현대자동차의 지속가능한 생존과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전략적으로는 고부가 판재류 확대와 친환경 공정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를 결합한 복합 생산체계를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계획이다. 이 공정은 2026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선 현대제철이 2분기를 기점으로 '저점 탈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 업황 자체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감산 효과와 정책 수요, 수입 규제 등 긍정적 변수들이 겹치면서 실적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박홍 상무는 "철강 시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앞서 발표한 탄소 배출 저감 제품 수요 확대 대응,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설비 구축 그리고 글로벌 인증 취득을 통한 제품 경쟁력 제고 및 판매 확대 추진 등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