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여름 극장가 코미디 맛집이 열렸다. '코미디 장인' 조정석이 선보이는 영화 '좀비딸'이 타율 높은 웃음으로 개봉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정석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좀비딸'(감독 필감성)로 극장가를 찾아온다.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로, 글로벌 누적 조회수 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건축학개론'(2012) '납뜩이'로 압도적 임팩트를 남기며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조정석은 타고난 코미디 재능으로 연기력과 티켓파워가 손꼽히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송강호와 함께 코미디와 진지한 연기를 넘나들며 역량을 입증했던 '관상'(2013)부터 신민아와의 로맨틱 코미디로 본격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도경수와 코미디부터 신파까지 진폭 넓은 연기를 보여준 '형'(2016)까지 영화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이어왔다.
이후 조정석은 코미디 포텐을 제대로 터트렸다. 여름 극장가에서 잇따른 흥행을 거두며 '여름 흥행 승부사'로도 거듭나기까지 했다. 소녀시대 윤아와의 재난 탈출기를 보여준 '엑시트'(2019)와 여장으로 연기 차력쇼를 보여준 원톱 코미디 '파일럿'(2024)이 각각 누적관객수 942만명과 471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 팬데믹 이후 장기간 침체를 이어온 극장가에서 남다른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2021) 시리즈에서도 인간미 넘치는 의사 캐릭터와 '99즈'의 케미를 적절히 살리는 코미디로 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에서 '부성애'와 함께 '코미디 장인'의 귀환을 알렸다. 그는 '좀비딸'에서 맹수 사육사에서 좀비딸 훈련사가 된 딸바보 아빠 정환 역을 맡았다. 정환은 딸 수아(최유리 분)가 원인 불명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어머니 밤순(이정은 분)이 사는 바닷가 마을 은봉리로 향해 좀비딸 길들이기에 나서는 인물이다.
조정석은 '좀비딸'에서 전반 웃음, 후반 감동을 전적으로 책임진다. 웃음과 감동을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연결하는 역량은 흔하지 않다. 인물이 가진 페이소스와 정서적 배경을 바탕으로 코미디를 선보이는 만큼,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공감대 형성이 기반된 코미디의 웃음 적중 타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좀비로 초토화된 도시에서 수아와 탈출하는 과정부터 좀비가 된 딸을 데리고 은봉리를 찾아가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좌충우돌 과정까지 조정석 특유의 짠내와 웃음을 동시에 유발하는 연기 감각이 돋보인다.
역시나 관객을 확실히 웃겨주는 조정석이지만 '부성애'로 극의 몰입도도 더욱 높인다. 딸 수아가 좀비가 된 후 사살 위험에 처한 극적인 상황에서 기억 회복 훈련을 통해 좀비 바이러스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부터 조정석표 부성애는 더욱 실감나게 와닿는다. 또한 정환에게 숨겨진 사연, 그리고 격리된 수아의 존재가 발각된 후 긴장감 넘치는 위기까지 조정석이 점층적으로 쌓아간 드라마와 섬세한 연기는 후반부 코끝 찡한 감동으로도 전환된다.
조정석의 이전보다 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열연은 실제 딸을 둔 아빠로서의 경험에서도 기인했다. 그는 최근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딸을 둔 아빠가 되면서 제안이 온 시나리오를 보며 "너무 와닿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빠가 되고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있는 조정석이란 배우한테 절묘하기도 했다, 어떻게 희한하게 이 작품이 딱 나한테 제안이 왔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부모로서의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시기였다"며 "그러다 보니 부성애를 가진 부분이 저한텐 크게 와닿았다, 이 작품의 소재가 좀비이고 코미디도 감동도 있지만 부성애라는 게 그 자체가 와닿았다"고 고백했다.
조정석은 연기력도 단연 믿고 보는 배우인 데다가 대중적인 호감도도 높은 배우로 꼽힌다. 그는 "매력이 뭔지도 잘 모르지만 뭔가 매력을 발산하려 노력하진 않는다"며 "전 뭐든 시키면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 솔직하면 떡이라도 하나 더 주지 않나"라며 "때론 바보 같이 행동할 때도 있는데 제 솔직한 모습 중 하나"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뭘 저렇게까지 망가지냐' 하는 얘기도 있는데 망가지려 한 게 아니라 모든 순간에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걸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이번 '좀비딸'에서도 작품을 위해 최선의 열연을 보여준 조정석의 진정성이 다시 한 번 더 통할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