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제안했다. 사진은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진=뉴스1

한국 정부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교통부 장관과 만나 한국 조선소가 미국의 선박 건조 및 정비 수요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해당 프로젝트 명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 'MAGA'를 차용한 'MASGA'(다시 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다.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수백억 달러, 한화 수십조 원대 규모의 재정 지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도 한국의 조선 역량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향후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 조건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2024년 기준 세계 조선 수주 점유율은 중국 69.2%, 한국 18.1%, 일본 4.6% 순으로, 미국의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해양 안보와 공급망 전략 차원에서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미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이 현실화되려면 한국 조선사가 미국 발주 물량을 원활히 수주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대표적인 수단이 선수금환급보증(RG)이다. RG는 선박 인도 지연 시 선주에게 지급한 선수금을 되돌려주는 보증으로, 선박당 수백억 원의 금액이 걸린 조선계약의 필수 안전장치다.


미국 내 조선업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한국은 단순 수주 외에도 기술과 자본 투자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군함 및 상선 수주 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가 보유한 AI 용접 로봇, 스마트 도크 등 자동화 기술은 미국의 고부가가치 산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어 양국 간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해외 투자자금 대출, 무역보험공사의 투자보장보험 등 정책금융 연계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