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상담 창구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시장금리가 하락해서다. 지방은행에서는 연 1%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도 등장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10~2.25%로 집계됐다.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2.56% 수준에 그친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통계상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2.511%로 지난해 말(3.332%)보다 약 0.821%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033%에서 2.526%로 내렸다.

은행권 전체 수신금리도 지난해 10월 이후 내내 하락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8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 5월 기준 2.63%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인하한다. 대표상품인 '하나의정기예금' 등 예금 6종과 '급여하나월복리적금' 등 적금 5종이 인하 대상이다. 상품종류와 기간에 따라 기본금리가 0.10∼0.50%포인트 낮아진다.


하나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하나의정기예금'의 대고객 적용금리는 유지한다. 기본금리는 낮추지만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식이다. 이날 기준 하나의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연 2.45%다.

케이뱅크는 지난 22일부터 예·적금 상품 4종의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내렸다. 코드K정기예금 금리가 0.05%포인트, 코드K자유적금과 주거래우대자유적금 금리가 0.10%포인트 낮아졌다. 케이뱅크의 단기 적금 상품인 '궁금한 적금'은 최고 금리가 연 7.20%에서 6.70%로 0.50%포인트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7일 예·적금 금리를 낮추면서 '한달적금' 상품의 최고금리를 연 7.00%에서 6.00%로 1%포인트 낮췄다. 시장금리 하락세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액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주문하면서 예·적금 금리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은행은 올해 들어 LIVE정기예금(12개월 기준) 금리를 연 2.85%에서 0.95%포인트 내리면서 연 1.90% 예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이 이달 들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더 내리면서 가계예대금리차가 되려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대 은행의 5월 기준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4%포인트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1.45%포인트로 가장 높고 농협은행이 1.21%포인트로 가장 낮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빠르게 내려간 반면 대출금리는 하락 폭을 제한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며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못하는 상황에 예금이 불어나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예금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