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딸' 스틸, '악마가 이사왔다' 스틸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좀비의 뒤를 따라 악마가 온다.
올해 여름 성수기에는 한국 영화 단 세 편만이 극장에 출격하는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출격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엑시트'(2019)로 942만 관객을 동원한 이상근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임윤아와 안보현이 주연을 맡았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서 공개된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미디의 틀을 갖췄지만, 오컬트와 미스터리적인 요소, 로맨스적인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는 '융합 장르'다. 자칭 "상급 악마"인 괴팍한 여주인공 선지(임윤아 분)와 그런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지켜주는 백수 길구(안보현 분)가 얽히는 과정은 로맨틱 코미디적이다. 또한 영화의 전반부까지 밝혀지지 않는 '밤 선지'의 정체를 따라가는 과정은 오컬트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풍긴다.

위기를 겪고 있는 지난해와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선전하고 있는 장르는 코미디다.

지난해 여름에는 조정석 주연의 코미디 영화 '파일럿'이 47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고 이성민, 이희준 주연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도 177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선방했다. 올해 역시 '악마가 이사왔다'보다 앞서 개봉한 영화 '좀비딸'도 개봉 첫날에는 43만 101명의 관객의 선택을 받아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최단 기간 100만, 200만 돌파를 이뤄내며 초반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파일럿'과 '핸섬가이즈' '좀비딸'은 코미디 장르를 중심에 놓고, 여러가지 장르적인 변주를 준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여장 남자'라는 소재를 사용한 '파일럿'은 정통 코미디에 가깝지만, 주인공 한정우(조정석 분)의 이야기 일부에 극적인 요소가 있었다. '핸섬가이즈'는 대놓고 여러 장르가 뒤섞여 있었는데, 호러나 슬래시, 로맨스 등의 요소가 두루 융합된 장르였다. '좀비딸' 역시 좀비물과 가족 코미디, 드라마가 결합돼 있다.

주연 배우들의 매력과 연기력에 많은 부분을 기댄다는 점에서도 '악마가 이사왔다'는 앞선 코미디 흥행작들과 궤를 같이한다. '파일럿'과 '좀비딸'은 주연 배우 조정석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핸섬가이즈'도 연기파 배우 이성민, 이희준의 코믹한 콤비플레이가 여러 장르가 뒤섞여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악마가 이사왔다' 또한 배우로서 임윤아의 '매력 원맨쇼'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사실상 1인 2역을 한 임윤아는 영화 속에서 낮의 단아한 선지와 밤의 시끄러운 선지를 실감나게 연기하며 몰입을 이끈다.

이처럼 여름 성수기 흥행작들과 유사점을 갖는 '악마가 이사왔다'가 여름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좀비딸'은 지난달 30일 개봉했으며,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