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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국내 금융지주는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상품·서비스 출시에 힘쓰고 있다.
12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지주 차원에서 시니어 금융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시니어 특화 브랜드를 출범하고 있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지난해 법정 은퇴 연령에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KB금융그룹은 2012년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KB골든라이프'를 출시한 이래 각 계열사를 통해 은퇴·노후 자산관리 및 상속·증여 등 시니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금융 시니어 전담 컨설팅 센터인 'KB골든라이프센터'는 최근 기존 서울 및 수도권 중심의 5개 센터에서 은행·보험 협업 모델을 포함한 전국 12개 센터로 대폭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시니어 고객 담당 조직인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했다. 주로 ▲시니어 사업 전략 수립 ▲맞춤형 상품·서비스 패키지 개발 ▲KB골든라이프센터 운영 ▲시니어 고객 전용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을 책임진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말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시켰다. 세무, 은퇴 설계 등 금융 솔루션과 더불어 비금융 통합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는 서울 을지로, 선릉, 서초 등 주요 거점에 설치돼 거래 여부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굿네이버스 미래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니어타운 입주자를 대상으로 ▲입주보증금 상속 ▲병원·요양·간병비 등 케어 비용 관리 ▲은퇴자금 운용 관리 등 서비스를 마련했다.
우리금융지주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 전용 브랜드인 '우리 원더라이프'를 지난달 공개했다. 우리 원더라이프는 '인생의 후반전을 빛나고 경이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시니어 맞춤형 자산관리, 건강, 여가 등 유용한 여러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시니어 전용 브랜드 '플래티넘 100'(가칭)을 출시하고 오는 2028년까지 도심형 요양시설 4곳·데이케어센터 1곳·실버타운 1곳 등 총 6곳의 요양·실버타운을 설립할 예정이다.
65세 인구 수 1024만명… 전문가 "금융·비금융 지원 신경써야"
이처럼 금융권에서 시니어 고객몰이에 나서는 이유는 노년층이 계속 늘어 해당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수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통상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은 2018년 고령사회 진입 후 불과 7년 만의 일이다. OECD 주요국 중 초고령사회로 전환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일본 10년, 미국 15년, 독일 36년, 영국 50년으로 한국이 가장 빨랐다.
기대여명도 같이 증가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65세 기대여명은 20.7년(남자 18.6년·여자 22.8년)으로 OECD 평균인 19.6년(남자 17.9년·여자 21.3년)보다 높다.
송재만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한국 경제활동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법정 은퇴 연령에 진입했다"며 "시니어 고객의 은퇴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건강·여가 등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제도적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