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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태양호'라 불리는 전용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탄 전용 열차는 오직 김씨 일가만 탑승할 수 있어 1호 열차라고 불리며 '태양호'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에선 김 위원장 전용 열차를 태양호라 명칭 하진 않는다.
태양호는 김 위원장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과 통신설비 등이 갖춰져 있어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린다. 다만 태양호는 시속 50~60㎞ 정도로 알려졌는데 속도가 느린 것은 북한의 열악한 선로 상태와 경호 차원에서 각종 방탄으로 겹쌓인 열차 무게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이 북한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 복구 현장에 방문했을 때 이 열차를 이용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그의 전용차 '마이바흐'가 열차 한 칸에 실려있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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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같은해 7월 침수 지역 시찰 때에는 열차 내부에서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 확대 회의를 진행하며 내부 회의실 사진이 공개됐다. 회의실에는 약 20명이 착석할 수 있는 긴 테이블과 함께 방음 처리된 문, 화려한 조명, 전화기까지 마련됐다.
열차 외부는 진녹색으로 창가 하단은 노란색 줄로 장식됐다. 한 번 이동할 때 선두 점검 열차, 김정은 탑승 열차, 경호원과 지원 물자를 실은 열차 세 대가 같이 움직인다. 다만 해외 순방 때에는 한 대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8년 3월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까지 태양호를 타고 이동했다. 당시 경로는 평양역에서 단둥역을 지나 톈진역을 거쳐 베이징역까지 도착하는 루트였다. 2019년 1월 4차 방중 당시에도 태양호에 탑승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도 태양호를 이용했다. 새벽에 평양에서 출발해 같은날 저녁 6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까지 약 20시간이 소요됐다.
또 김 위원장은 같은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할 때도 태양호를 이용했다. 당시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총 60여 시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이 해외 이동 시 시간이 적게 소요되는 비행기가 아닌 전용 열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선호하는 것은 전용 열차가 가진 방탄·무장 기능 때문으로 보인다.
태양호는 포탄, 지뢰 등 테러 공격으로부터 견딜 수 있도록 차체 하부에 방탄판을 갖추고 평양과 연락이 용이한 각종 집무실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해외를 방문할 때 전용 열차를 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선대 전통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열차가 지나는 곳의 밀접한 경호를 받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항공기는 이륙 이후 외부 추적도 용이하고 사고 위험도 열차보다 크기 때문에 가급적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