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강릉시의 심각한 가뭄에 연고지 강원FC의 속도 함께 타들어 간다.
강원은 13일 오후 7시 강릉 하이원아레나에서 FC서울을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홈 경기를 치른다.
강릉시는 최근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3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지역 식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3.8%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14.2%)에 비해 0.4%p 줄어든 수치로, 이와 같은 저수율 감소 흐름이 계속되면 오봉저수지의 여유 담수는 이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를 기해 강릉시 전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강릉시는 가뭄 극복을 위한 긴급 대응 조치로 지난 7월부터 공공수영장 3곳 운영을 중단했고 4일에는 공공 체육시설까지 잠정 폐쇄 조치하며 '물 아끼기'에 나섰다. 다만 전문체육과 프로축구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고,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홈 경기 개최를 앞둔 강원 직원들은 몸을 사리면서도 대회 준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시민들이 재난 속에서 고통받고 있기에, 많은 양의 물 사용이 불가피한 축구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눈치가 보여서다.
그렇다고 강릉시민들의 여가와 취미를 책임지는 프로축구를 연기하는 것도 부담이다. 상하위 스플릿의 경계선인 7위에 자리, 힘겨운 생존 싸움을 펼치는 입장에서 홈 경기를 포기하거나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도 쉽지는 않다.

강원은 우선 서울전 홈 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물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강원 관계자는 4일 '뉴스1'에 "축구 경기를 치를 때 필수 요소인 잔디 관수 작업은 살수차를 동원해 강릉시 외부에서 물을 받아올 예정이다. 또한 경기장 내 화장실을 아예 쓰지 않고, 외부 지역에서 물을 공수한 임시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단 직원들은 충분한 살수차 확보에 주력하고, 경기 당일 게이트 곳곳에 이동형 화장실을 설치하기 위해 섭외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어 "강릉시 및 문화체육시설사업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시 방침에 따라서 물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경기장을 찾을 팬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고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