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재판에 직접 참석해 그룹 내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측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 관련 재판에 직접 참석해 이번 분쟁이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에게서 비롯됐다는 점을 암시했다. 윤 회장이 콜마그룹 내 경영권 분쟁에 대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3일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위법행위 유지 등 가처분 신청' 항고심 심문기일에 창업주 윤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콜마홀딩스 대표이사인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한 행위가 경영합의 및 회사법상 절차를 위반했다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신청인은 해당 행위가 회사의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법행위이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해 그 행위의 금지를 법원에 요청했다.

이날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는 법원의 출석 통지를 받은 윤 회장이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와 함께 출석했다. 윤 회장은 변호인 변론에 앞서 본인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저는 한국콜마를 창업한 윤동한"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런 쟁송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 측에서 먼저 법정에 서게 해 할 수 없이 나오게 된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윤 부회장 측에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문제가 합리적 판단과 상식적인 선에서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심경을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하고자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윤 부회장과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진행된 항고심과는 별개의 절차로 각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임시주주총회 진행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창업자가 평생 일군 회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법정에 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가족 갈등이 아닌 회사와 주주의 미래가 달린 문제로,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고등법원 재판부는 쌍방에 오는 7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 기간을 부여했으며 임시주주총회 개최 일정을 감안해 9월 중으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콜마홀딩스는 법과 절차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을 열 수 있도록 해 주주의 권리를 지키고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