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특수관계자 거래(내부거래) 비중이 35.6%로 집계됐다. /사진=머니투데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2019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그룹 계열사 의존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이 재가되며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엄정 단속' 기조가 거듭 확인된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공정위 감시망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특수관계자 거래(내부거래) 비중은 2025년 상반기 35.6%로 집계됐다. 2022년 28.2%(1조1294억원), 2023년 32.5%(1조1731억원), 2024년 35.0%(1조2495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5.6%(5889억원)를 기록,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 '일감 몰아주기' 기준으로 거론되는 30% 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내부거래 매출은 2019년 7872억원에서 지난해 1조2495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매입액은 381억원에서 755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4년간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내부거래 매출과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근 4년간 내부거래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난해 매출 기여도 상위 5개 계열사는 ▲코리아세븐 2415억원 ▲롯데웰푸드 2000억원 ▲롯데쇼핑 1985억원 ▲롯데칠성음료 1863억원 ▲롯데케미칼 133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과의 거래는 2019년 209억원 대비 539.2%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채널별로는 편의점·유통·식품·화학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물류를 사실상 전담하며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다.

주병기 위원장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혁신 기업 육성은 지원하되 경제력 남용·부당 내부거래 등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성,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관행 개선, 기업집단 내부거래 감시 강화 등이 우선 과제로 거론됐다.

업계에선 내부거래 비중 자체가 곧바로 위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수일가 지분·거래 방식(수의계약 여부)·가격 적정성 등을 종합 점검하는 최근의 공정위 심사 흐름을 감안하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로 46.0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13.02%의 지분을 보유한 신동빈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