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DP 대비 기업대출 비율 추이/사진=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제공.

코로나19 이후 광주지역 기업대출 증가율이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을 두배 가까이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돈은 못벌고 빚을 내 버티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15일 남충현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 차장이 발표한 보고서 '광주지역 기업대출의 산업별 구성 현황과 배분 효율성 분석'에 따르면 2015~2023년 광주지역의 기업대출(예금은행 기준) 증가율은 68.2%에 달했다. 이는 같은기간 명목 GRDP 증가율(39.3%)보다 74% 정도 높았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의 GRDP 대비 기업대출의 비중이 2015년 46.9%에서 2023년 56.7%로 높아졌다.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지원 조치 등의 영향으로 2019년 말 이후 기업대출의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광주 기업대출은 부동산업에 배분되는 등 특정산업에 치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3년도 산업별 대출집중도 (광주 vs 전국)/사진=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제공.

2023년 기준 광주 전체 기업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업종은 부동산업(22.8%)으로 전국 평균(22.2%)을 웃돌았다.
반면 정보통신업(0.8%)과 전문, 과학을 비롯한 기술 서비스업 등의 사업서비스업(2.0%)의 대출 비중은 전국 평균(각각 2.8%, 3.4%)을 밑돌았다.

산업별 대출집중도도 부동산업(2.65)과 도소매업(1.67) 등이 높았다.

대출집중도는 전체 기업대출 중 특정 산업에 공급된 대출 비중을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가 전 산업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나눈 지표로서 대출 비중이 부가가치 비중보다 크다면 1보다 큰 값을 가지게 된다. 이는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산활동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남충현 차장은 "신규 대출 심사가 담보에 의존하는 경우 금융기관이 담보 가치가 용이한 부동산 등 유형자산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대출을 제공할 유인이 크고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대출 심사에 반영할 유인은 약하다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더 많은 대출이 제공되도록 담보 위주 대출 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