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는 3D GIS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디지털 어스 플랫폼을 국내외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한다. 사진은 이지스가 개발한 홍수 예측 및 분석 설루션인 XDFlood. /사진제공=이지스 홈페이지

3차원 공간정보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이지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기술력과 시장 전망은 강점이다. 반면 정부 및 공공기관 대상 프로젝트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약점으로 꼽힌다.

17일 이지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상장을 통해 15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3000원~1만5000원이며 이를 통해 공모금 195~225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수요 예측은 오는 11월21일부터 27일까지이며 청약일은 12월2일~3일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지스는 공간정보산업 내 공간정보 출판 및 정보서비스업을 영위하며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공급,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기타 정보기술(IT) 서비스를 한다.

설립은 2001년 2월26일이며 김성호 대표가 최대 출자자다. 이후 창업 지원 과정에서 2002년 3월23일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홍성하 주주가 최대주주로 변경됐다가 이후 지원 중단에 따라 2006년 3월17일 두 인물 간 주식 양수도 거래가 이뤄졌고 김성호 대표가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김 대표는 71.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강점(Strength)

이지스는 자체개발한 디지털 어스 플랫폼을 국내외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 제공한다. /사진=이지스 증권신고서

이지스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2001년 설립 이후 20여년 동안 3D GIS 기술 개발에 매진, 자체 개발한 '디지털 어스 플랫폼'인 'XDWorld'와 클라우드 플랫폼 'XDCloud'를 국내외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 제공한다.

디지털 어스는 현실 세계의 공간정보를 정밀하게 측정해 데이터화 한 뒤 디지털로 구현하는 기술이라는 게 이지스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통해 현실 공간의 미래 예측과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홍수 상황에 피해 정도 예상이라던가 CCTV 설치 시 지형지물은 어떻게 고려해야 할지 등을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통해 미리 시험해 볼 수 있는 것. 이를 위해서는 도시나 인프라, 환경 등 현실 세계의 공간정보 전반을 정밀 수집한 뒤 처리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지스는 외국산 소프트웨어나 오픈소스에 의지하지 않고 모든 설루션을 직접 개발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어스를 자체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나라는 3개국뿐이고 그 중 한국에서는 이지스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의 주장.

이지스 관계자는 "회사의 공간정보 데이터의 오차율은 매우 낮다고 자부한다"면서 "그리고 해외 기업과 비교했을 때 더 큰 장점은 한국 시장의 고객의 요구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점(Weakness)

이지스의 매출은 정부 및 공공기관에 집중되어 있다. 사진은 이지스의 최근 3년간 주요 매출처별 매출 현황. /사진=이지스 증권신고서

현재 사업 구조가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G'에 치중된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현재 주요 고객이 중앙정부 및 산하 공공기관이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정부 정책과 예산집행 등 정부 행정 결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지스의 최근 3년간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2024년에는 특정 3개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다. 이들 공공기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2.22%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각 기관이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매출 의존 또한 크다. 이지스가 수주한 프로젝트 두 건에 대한 2024년의 매출액 합계는 141억8400만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46.8%에 달한다. 2025년에도 이 두 건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4.3%였다.

이지스 관계자는 "정부나 공공기관 부문에 매출이 집중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GIS 분야는 국방에서 시작됐고 정부 행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되기에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서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공간정보 데이터가 많이 필요해진 만큼 기업 대상이나 구독형 모델(SaaS)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진=이지스 증권신고서

최근 이지스의 매출 흐름은 좋지 않다. 연결기준 2025년 반기 매출액은 85억7300만원, 영업손실은 32억6900만원이다. 8월 가결산 기준 영업손실은 43억2900만원으로 더 커졌다.

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5년 반기 중 39억5700만원의 음의 흐름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에 양의 흐름으로 37억6400만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나빠진 것이다.

이지스 관계자는 "매출 손실이 일어난 주된 원인은 공공기관 프로젝트의 발주 시기가 미뤄졌기 때문"이라며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하면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표면적으로 봤을 때 특히 상장을 앞둔 시점이라 크게 나빠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발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으로서 과거 국책 과제 수행 시 제재 조치를 받은 이력이 있는 점도 약점이다. 이지스는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과 보고서 관련 위반으로 인해 보조금 환수와 국책 과제 참여 제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이에 관한 경찰 조사에서는 7월1일 '범죄혐의 없음'에 따른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미처 챙기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제도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기에 이 부분을 명심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비의 집행을 강화하고 책임자를 지정하며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기회(Opportunity)

목표 시장이 국내외에서 크게 성장하는 것은 기회다. 이지스는 글로벌 리서치회사인 마켓츠앤마켓츠의 2022년 디지털 트윈 마켓 보고서를 인용하며 향후 전망이 밝다고 주장한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은 2022년 45억달러(약 6조3931억원) 규모였지만 2027년에는 453억달러(약 64조357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한국 시장 역시 2021년 938억원에서 2026년까지 1조775억원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봤다. 특히 이지스가 집중하는 분야인 GIS 기반 디지털 트윈 시장은 2027년 8018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 정책도 디지털 트윈을 지원하는 추세다. 정부는 2023년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을 고시하며 향후 5년간 약 3조7700억원의 예산을 설정했다. 2025년에는 총 5839억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는 공공 사업에 집중하는 이지스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이에 더해 디지털 트윈 시장은 기업 및 개인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야구장 등지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좌석별 일조량을 확인하거나 놀러 갈 계곡에 비가 오면 어느 정도 물이 차는지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지스 관계자는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도 디지털 트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우리가 아직 실현하지 않았을 뿐 시장 확대 가능성은 크다"고 주장했다.

위협(Threat)

공간 정보를 다루는 기업 특성상 해외 진출에 대해 우려 요소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지스는 ODA 등을 활용하고 해외 정부와 직접 손을 잡는 방법으로 진출을 모색했다. 사진은 2024년 이지스가 인도네시아 농지공간기획부의 요청으로 진행한 디지털 트윈 설루션 실증사업의 착수 보고회 현장. /사진제공=이지스

특정 국가의 공간 정보를 다루기에 국가 안보 및 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매우 큰 점은 항상 존재하는 위협 요소다. 특히 최근 잇따른 IT 대기업들의 정보 유출 사태처럼 해킹을 당하거나 보안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은 실적뿐만 아니라 안보와 관련된 법률적 리스크도 떠안아야 한다.

이지스 관계자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관련된 기관도 많다"며 "국가정보원 등 유관기관의 관리 감독을 항시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지도 및 공간정보 관련 정보는 안보 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매뉴얼화 돼있고 전산적으로도 철저히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 보호 분야에서도 일반적인 기업보다도 훨씬 엄격한 감시와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면서 "물론 해킹 사건은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에 항상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스는 정부 및 공공기관 대상 매출이 2025년 반기는 59.2%, 2024년 87.8%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나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2024년 기준 해외 수출 금액은 전체 매출액의 3%였다.

공간정보를 다루는 기업 특성상 해외의 공간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이 공간 데이터를 엄격히 관리하는 것처럼 해외 국가들이 동일한 규제를 한다면 해외 진출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지스는 해외 정부와 직접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 이지스 관계자는 "정부의 협력으로 ODA(공적개발원조)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며 "ODA 대상국들은 측량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데이터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빠르게 디지털 트윈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이지스는 2024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공간 정보를 활용, 자카르타 내 시범지역의 토지 측량 정보를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전환한 바 있다. 현재 이 사업은 현지 당국의 지원 속에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 관계자는 "현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지스 사업은 데이터보다도 데이터를 가공하는 기술력이 핵심이기에 해외 정부의 협력을 얻는다면 해외 진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