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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0·15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 직전에 직장인과 개인사업자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약정액이 1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주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6일 기준 765조6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1조5534억원 증가한 규모로 9월 한 달간 늘어난 1조1964억원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달 들어 주담대는 7096억원, 신용대출은 8576억원 각각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국내 대형 A은행과 B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약정금액은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911억원 몰렸다. 두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약정금액은 하루 평균 152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104억원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약정금액이 늘었는데 규제 시행 직전에 45.6%나 급증했다.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1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따르면 상반기 말 국내 19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200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39조6718억원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일종의 신용대출로 한도를 미리 설정하면 이후 규제에도 한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지난 15일부터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최대 4억원 줄이고 1억원 초과 신용대출 보유자에 대한 주택 구매를 제한하는 부동산 대책을 시행하기 전에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마이너스통장의 금리 상승세다. 19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지난해 말 연 6% 중반까지 치솟았으나 올 들어 ▲1월 연 5.79% ▲2월 연 5.53% ▲3월 연 5.45% ▲4월 연 5.38% ▲5월 연 4.560%로 내렸다. 지난 8월에는 4.526%로 오름세로 전환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6.55%로 ▲신한은행 5.24% ▲NH농협은행 5.15% ▲국민은행 5.13% ▲하나은행 4.77% 순이다.
은행 관계자는 "6·27대책과 10·15대책에 스트레스 DSR 도입 영향으로 신규대출 평균 신용점수가 상승해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오르고 있다"며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주담대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월 단위로 이자가 붙어 대출 잔액이 많을수록 대출이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