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과 SR 통합 로드맵이 발표된 가운데 수서역 인근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사 내에서 승객들이 KTX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코레일과 SR로 이원화된 고속철도 체계를 2026년 말까지 하나로 통합하는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수서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확장과 내년 3월부터 KTX·SRT 교차 운행이 시행되며 수서역이 강남권의 새로운 광역 교통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 '강남 더샵포레스트'(400가구·2016년 입주)의 전용 146㎡는 지난 10월28일 38억원(4층)에 거래됐다. 한 달여 전인 9월24일 동일 면적이 36억원(6층)에 신고된 것보다 2억원이 올랐다.


코레일과 SR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1차 간담회가 지난 8월 진행된 후 통합 기대가 집값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8월부터 이어진 간담회의 의견을 취합해 지난 8일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내놨다.

수서역 SRT의 좌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 운영 서비스를 통합하고 내년부터 서울발 KTX와 수서발 SRT의 교차 운행이 시작된다. 수서역에서 KTX를, 서울역에서 SRT를 운행한다. 현재 수서발 SRT는 410석(10량)으로 좌석 부족 현상이 반복돼 왔다. KTX 955석을 투입하면 공급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좌석 예매 서비스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환승 할인·수수료 면제 등 이용자 혜택을 강화한다.

삼익·신동아 등 수서역세권 재건축 가격 '급등'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뉴스1

수서역은 분당선·3호선·SRT가 교차하는 복합 거점이다. 여기에 KTX와 GTX-A가 추가로 운행되면 수서역의 기능이 서울역·용산역과 맞먹는 수도권 남부 교통 허브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2028년 GTX-A 완전 개통 시 강남–삼성–일산–파주를 잇는 광역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교통 호재의 직접 수혜 지역인 수서역세권 아파트의 실거래가 상승이 두드러진 이유다.


수서동 삼익아파트(645가구·1992년 입주) 전용 60㎡는 실거래가가 지난 8월 20억7000만원(10층)에서 11월 23억5000만원(3층)으로 상승했다. 수서동 신동아아파트(1162가구·1992년 입주)도 전용 49㎡가 지난 8월 12억5000만원(2층)에서 11월 19억700만원(5층)으로 뛰었다.

삼익·신동아 등 수서역세권 재건축 단지들은 도시계획업체 선정을 마치고 정비계획 초안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다. 고속철도 통합으로 재건축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수석위원은 "강남권에서 수서역세권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라며 "GTX-A와 KTX 운행 영향으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속철도 통합 기대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최근 강남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생활권이 확장되어 실수요자가 지속해서 유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