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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경기부양 보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통화정책 방향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3개월 내 금리인하를 예측한 금통위원도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과열 우려와 가계부채 상황 등을 감안해 금융안정에 더욱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기조는 지속되겠지만, 금융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통위원 1명이 인하에서 동결로 움직였다"며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뒀기 때문에 인하 기조는 계속되지만 폭과 시기는 조정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8월 이후로 두 번 동결해 인하 사이클은 계속되지만 인하 속도와 폭은 천천히 하겠다는 기대가 생길 것"이라면서도 "관세협상과 반도체 사이클 등 많은 변수가 있어 11월 결정에 대해 말하기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수도권 집값이 "소득수준·사회안정 유지에 과도한 수준"이라며 "이번에 금리를 인하했으면 투자비용이 줄어서 부동산 가격을 가속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반면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해 버블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3900선을 넘어서며 4000선에 다가섰다.
아울러 이 총재는 "당분간은 정부의 새 정책 때문에 가계부채 위험은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가격이 문제인데, 부동산 가격도 보고 부동산값이 무조건 내리는 게 아니라 상승 폭이 둔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 7개월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다가 지난해 10·11월과 지난 2·5월 0.25%포인트씩 네 차례 인하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이번달 세 번째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