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성황후의 침실이자 시해 장소로 알려진 경복궁 '곤녕합'에 단둘이 들어가 10분간 머물렀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지난 2023년 9월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했을 때의 사진을 공개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왕의 자리인 용상에 앉았다는 증언이 국정감사에서 나온 가운데, 이보다 6개월 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명성황후의 침실이자 시해 장소인 곤녕합에도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보농단을 넘어선 왕조 코스프레, 윤석열과 김건희의 국가유산 사유화 의혹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해야합니다'라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가 왕의 상징인 근정전 용상에 앉았던 사실에 이어, 윤석열과 김건희가 곤녕합에 단둘이 10분 동안 머물렀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곤녕합은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비극적으로 시해당한,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린 치욕의 현장으로 평소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보존 관리가 엄격히 이루어지는 구역"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과 김건희는 공적 목적 없이 '문을 열라'는 지시를 하고 이 신성한 역사의 현장에 경호관과 직원도 없이 단둘이 들어갔다"며 "역사적 무게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는 행동이자, 국가유산 관리 체계를 무시한 권력 남용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동 수단에서도 특권 의식은 여실히 드러났다. 경복궁에 카트가 있는데도 낡았다는 이유로 창덕궁에서 카트 2대까지 빌려와 동원하는 등 국가 자원을 마치 개인 소유물처럼 방만하게 사용했다"면서 "국가유산 관리의 원칙과 규정을 무시하고, 사적인 목적과 취향에 따라 공적 자원을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은 대통령 부부의 사적인 놀이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윤석열과 김건희는 '왕의 자리'를 넘어 '왕비 침실'까지 침입하며, '국보 농단'을 자행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특혜성 관람 및 국가유산 사유화 의혹 전반에 대해 성역 없는 조사를 진행하고, 그 진실을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해 책임자를 엄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것만이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