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중동 방산 시장 재편 기회를 잡는다면 한국 방산기업들의 실적이 지속해서 우상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화자산운용이 개최한 K방산 간담회에 참석한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주요 방산업체의 실적이 러-우 전쟁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무기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한국의 방위산업 지위는 더 탄탄해질 수 있다는 것.
장 연구위원은 "현재 무기 시장은 공급자가 제한적인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변화하는 점이 한국 방산업계엔 기회"라고 말했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 중동 시장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서방 업체들이 우위를 점했지만 2022년 이후 이들의 중동 수출 비중은 크게 줄었다. 서방 주요 방산업체들이 러-우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군에 대한 무기 공급에 집중하고 있어 중동 지역 수출이 줄었기 때문.
장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고 중동발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중동은 현재 사우디와 UAE만 해도 전차 760대, 장갑차 760대, 자주포 163문 등 교체 수요가 새롭게 다가오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서방 방산업체들의 생산 여력 부족을 틈타 한국 방산 업체들이 성장할 여지가 더 있다는 것이다.
장남현 연구위원은 "이미 한국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서 천궁II 10조원 이상을 수주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위장비 교체 수요는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요를 확보한다면 중동 수출은 구조적으로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연구위원은 방산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현재가 고점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로 봤다. 그는 "무기체계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은 2022년 대비 시장 점유율을 더 키웠다"며 "중동 방산 시장은 현재 방산 수출을 견인한 폴란드보다 GDP 대비 국방비 지출 여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SIPRI(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연구 자료를 보면 2022년 이전 한국 방산업체 시장점유율은 1.2%에 그쳤으나 2022년 이후에는 20.2%까지 늘었다. 폴란드 방위비 지출은 현재 GDP 대비 4.2%에 불과하나 사우디아라비아는 7.3%, UAE는 5.3%에 달할 만큼 지출 규모도 더 크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 장 연구위원은 3분기 주요 방산업체의 실적이 시장 전망을 상회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장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지만 주요 방산업체들은 이를 부합하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1.3% 증가한 6조6130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8.8% 증가한 8530억원을 예상했다. LIG 넥스원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0%, 49.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고 현대로템은 35.6%, 97.3% 증가할 것이라 봤다.
다만 한국항공우주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영업이익은 19.3%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다. 장 위원은 이에 대해 "3분기 인도 물량이 4분기로 밀린 영향"이라며 "연간 전망치에 변화가 없다면 4분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모두 중동 지역에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수행 중"이라며 "연말 안에 추가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한다면 4분기에도 성장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