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기소 된 한학자 총재의 재판이 12월부터 본격화된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한 총재는 휠체어에 탑승한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그는 왼쪽 가슴에 수용번호 369를 달고 있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통일교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법정에 출석했다. 다만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과 아내인 이모 전 재정국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측은 횡령 등 혐의에 관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윤 전 본부장과 이씨 측은 횡령에 대해 공모하지 않았다며 추후 법정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하고, 12월1일부터 정식 공판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현금 교부하고, 같은 해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2022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불법 정치자금과 고가의 금품 구매를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022년 5~7월 한 아시아 국가 국회의원의 선거자금으로 10만달러를,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의 선거자금으로 50만달러를 교부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한 총재는 지난달 23일 구속됐고, 이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난 10일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