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 후 두번째 김건희 특검팀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사진은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거 조직을 지원하고 금품을 제공하는 대가로 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가 구속 후 두 번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23일 구속된 후 두 번째 특검 출석이다.


한 총재는 구속영장 발부 다음 날인 24일 첫 조사를 받았으나, 지난 26일 2차 소환조사에는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한 총재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총재 측은 '구속적부심 청구하나'는 물음에 "지금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약이 여러 종류 있어서 6~7개를 선택해야 하는데 매번 교도관이 바뀐다"며 "보조자를 붙여 달라고 해도 윤석열 사건 이후로 평등해야 한다며 못 붙여준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검은 한 총재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총재의 허락을 받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물품을 전달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한 총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 등과 공모해 김 여사에게 총 8300만원 상당에 이르는 고가 선물을 건네면서 교단의 현안을 청탁했으며(청탁금지법 위반), 선물을 마련하는 데 교단 자금을 활용했다고(업무상 횡령) 의심하고 있다.

또 한 총재는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과 함께 2022년 10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구속)이 윤 전 본부장에게 전한 본인들의 미국 원정 도박 수사 소식을 들은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 특검은 한 총재를 상대로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교인들이 대거 동원됐다는 의혹 등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전씨에게 박창욱 경북도의원 공천 청탁한 혐의를 받는 사업가 김씨(구속)도 소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