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여아를 상대로 조건만남 하려던 20대 남성이 스스로 지구대를 찾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천에서 초등학생 여아를 상대로 조건만남(성매매)을 하려던 20대 남성이 덜미를 잡히자 스스로 지구대를 찾아가 되레 "조건만남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인천 계양경찰서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쯤 인천 미추홀구에서 만난 초등학생 B양을 차에 태운 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미성년자 성매매 고발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버에 따르면 그는 사건 당일 성매매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미성년자 관련 글이 있는지 살피던 중 "초6이랑 만날 사람? 페이는 40만원 받습니다. 160㎝, 50㎏. 차에서만 한다. 사진 없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발견했다.

유튜버는 "성 매수자를 잡을 요량으로 성 매수자인 척 작성자한테 메시지를 보내 인천 한 편의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약속 장소에는 분홍색 머리띠를 한, 딱 봐도 어려 보이는 여학생이 나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버는 여학생의 동태를 살피며 잠복하던 중 성 매수 남성과 만나는 순간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그는 "얼마 후 근처 골목에서 딱 봐도 수상해 보이는 차 한 대가 나타났다. 아니나 다를까 여학생이 그 차에 올라탔다"면서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차를 뒤쫓았다.


문제의 차는 누군가 따라온다는 걸 눈치채기라도 한 듯 속도를 높여 신호 위반을 하면서 질주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차는 한참을 도망치다 인천 계양경찰서 계산지구대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A씨는 경찰에 "조건만남 사기인 것 같다"며 유튜버와 B양이 짜고 자신을 유인한 후 돈을 갈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블랙박스 확인해도 된다. '성매매' 그런 단어조차 얘기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튜버는 "A씨가 성매매하려는 걸 보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쫓아왔다"며 채팅 앱에 여학생이 올린 게시물을 증거로 제시했다. A씨는 뻔뻔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찰은 차 안에서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B양의 진술을 듣고 A씨를 조사한 뒤 귀가 조처했다.

경찰은 조만간 A씨 등을 다시 소환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