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짜집기 논란과 관련해 영국 공영 BBC 방송에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한 모습.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공영 BBC 방송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전날(14일)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BBC에 대해 "아마 다음주쯤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사이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들 스스로 속였다고 인정했다. 어쩔 수 없던 게 아니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을 바꿔치기했다"며 "영국인들은 이번 일로 매우 분노하고 있다. BBC가 가짜 뉴스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GB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소송에 휘말리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내게 (손해 배상 청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나 심각한 문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일이 재발하는 걸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BBC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전 방영한 특집 다큐멘터리 '파노라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미 의회 폭동을 부추긴 것처럼 보이게 연설 여러 부분을 한 문장으로 편집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변호인단을 통해 14일까지 다큐멘터리에 실린 내용을 철회하고 사과와 피해 보상을 하지 않으면 10억달러 규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BBC는 정정·해명 성명을 통해 "편집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연설 여러 부분 발췌가 아닌 하나의 연속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행위를 직접 촉구한 듯한 잘못된 인상을 준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사미르 샤 BBC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서한을 개인적으로 백악관에 보냈다. 팀 데이비 사장과 데보라 터너스 보도국장은 동반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