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하반기 롯데 VCM에 참석한 신유열 부사장./사진=임한별 기자

롯데그룹의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그룹의 핵심 신사업과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투트랙'(Two-track)을 책임지게 됐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의 공동 대표를 맡아 현장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동시에 지주사에 신설되는 핵심 조직에서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율하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재계는 롯데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롯데는 26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신유열 부사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기존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게 됐다. 이는 신 부사장이 단순한 전략 기획을 넘어 실제 사업체의 손익을 책임지는 경영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올랐음을 의미한다. 바이오 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걸고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후계자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를 맡겨 경영 능력을 검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부분은 지주사 내에서의 역할 강화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의 HQ(헤드쿼터) 체제를 폐지하는 대신, 롯데지주에 '전략컨트롤 조직'을 신설한다. 신 부사장은 이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신 부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됨을 시사한다. 각 계열사에 자율성을 주되, 그룹 전체의 큰 그림과 미래 전략을 그리는 핵심 기능은 신 부사장이 총괄하는 조직으로 집중시키겠다는 의도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서 '현장 경영' 감각을 익히는 동시에, 지주사에서는 그룹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가'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재계는 이번 인사가 신 부사장이 개별 사업(바이오)과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경영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4명의 부회장단이 전원 용퇴하며 리더십 세대교체의 포석을 깔고 '신유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