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인스트럭터(교관)이 기본 조작을 시연하며 주행 전 안전 수칙을 설명하던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넘어졌을 때 가장 위험한 건 당황해서 차를 붙잡는 행동입니다. 차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지난 11월20일 경기도 이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7명이 반원 모양으로 둘러서자 이영선 인스트럭터(교관)은 '넘어짐의 마음가짐'부터 짚으며 교육을 시작했다. 이날 교육은 단순히 바이크를 타는 법을 배우는 자리가 아니라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습관을 먼저 몸에 새기는 과정이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동안 이륜차 사고는 5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8.6% 감소했지만 이륜차 사고만 늘어났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전세계 43번째, 공식 교육센터로는 21번째로 세워진 거점이다.
훈련용 보호가드가 장착된 교육용 바이크를 활용해 기자가 실습하는 모습./사진=혼다코리아

교육은 보호장비 착용으로 시작됐다. 헬멧에는 무전기가 설치돼 있어 주행 중 교관의 지시를 바로바로 들을 수 있었다. 주유구 여는 법, 키 조작, 사이드스탠드 사용, 방향지시등 조작 등 기초 항목을 점검한 뒤 "초보자의 사고 원인이 대부분 '생활형 실수'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훈련용 바이크에는 보호가드가 달려있다. 넘어져도 차체가 손상되지 않고 교육생이 공포 없이 전도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전도된(넘어진) 바이크 세우기' 실습은 위급 시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핵심 과정이다.

주행 훈련은 시동 걸기와 중립 찾기에서 시작된다. 이어 1단-2단 변속, 반클러치 감각 익히기, 시선 처리 등 기본기를 반복한다. 이후 슬라럼(일정 간격으로 배치된 콘컵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훈련), 저속 밸런스, 언덕 출발 등 난이도 높은 코스로 확장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진 교육에서 모두가 어려워하는 영역은 시선 처리와 반클러치 유지였다. 실제 도로에서도 사고 예방과 직결되는 항목이다.
박성하 인스트럭터(교관)이 저속 밸런스와 시선 처리 등 기본 주행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사진=혼다코리아

훈련의 방향성은 일관된다. 정교한 조작 기술보다는 기본기와 안전 루틴의 체득이다. 혼다 관계자는 "풀 가속보다 풀 브레이킹을 먼저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모터사이클 사고의 다수가 기본 동작 미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초보자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장 내에선 넘어지고 실수하기를 '장려'하는 공간이다. 실수하고 다시 반복해서 교육을 통해 습관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다. 도로 위에서의 판단시간을 몸으로 부딪혀가며 단축할 수 있다.
이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실외 교육장 전경(왼쪽)과 헬멧·부츠·보호구 등 안전장비가 탈의공간에 정돈된 모습. /사진=김대영 기자

센터는 2400평 부지에 1200평 실외 교육장을 갖췄다.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운영된다. 비기너 스쿠터·비기너 매뉴얼은 입문자를 위한 코스이며 숙련자들을 위한 타운 라이더·투어 라이더·테크니컬 라이더로 이어지는 구조다. 슬라럼과 저속 밸런스 등 기초 기술에서 시작해 난도가 높은 코너링·제동·기동성 훈련까지 포함한다. 비용은 전 과정 27만 원으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