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를 떠나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SG는 지난 5일 2년 총액 22억원에 김재환을 영입했다. 김재환은 FA를 선언하진 않았고 '셀프 방출'이라는 황당한 방법으로 두산을 떠났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스타를 믿고 응원했던 두산 팬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SSG는 논란에도 김재환을 품었다.
2025시즌 김재환은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42득점 OPS 0.758로 예전만 못한 성적을 냈다. 내년이면 38세가 되는 만큼 에이징 커브 우려도 있었지만 구단은 타자 친화 구장인 SSG랜더스파크에서 활약을 기대해 영입했다.
김재환은 내년 SSG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은 지명타자와 좌익수로 활용이 가능하며 수비가 좋지 않아 지명타자가 유력하다. 다만 최정, 한유섬 등이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지명타자로 나설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김재환의 쓰임새가 애매해진다.
일각에선 주전 좌익수인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교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2023년 처음 KBO 무대에 입성한 에레디아는 세 시즌 동안 3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 46홈런 248타점 204득점 OPS 0.893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다만 에레디아는 거포가 아닌 중장거리형 타자라는 점, 올시즌 부상으로 96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 등으로 인해 교체설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약 시 막대한 연봉이 드는 것도 부담이다.
수치만 고려해보면 에레디아는 재계약, 최정과 한유섬이 각각 3루수와 우익수, 김재환이 지명타자를 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에레디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3.54다. SSG 타자 중에 박성한에 이어 2위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팀 내 안타 3위(127안타), 타점 4위(54타점), 출루율 1위(0.398), 장타율 1위(0.491)다. 선뜻 교체하긴 쉽지 않은 성적이다.
새 외국인 타자의 적응도 문제다. 실제로 KIA타이거즈는 2024시즌 중장거리형 타자인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대신해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그러나 위즈덤은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정은 오히려 수비를 하지 않을 때 성적이 더 좋지 않은 편이다. 최정은 올시즌 3루수로 출전했을 때 타율 0.283(191타수 47안타)을 기록했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했을 때 타율 0.207(174타수 36안타)로 고전했다. 한유섬도 우익수 출전 타율(0.276)보다 지명타자 출전 시 타율(0.267)이 더 낮다.
SSG에 붙박이 지명타자가 없어 중심타자 네명 체력을 고려해 고르게 배치해도 큰 문제가 없다. 올시즌 최정을 제외하면 류효승(99타수), 현원희(30타수)가 지명타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