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이 현대 유니콘스 출신 마지막 현역 선수가 됐다. 사진은 KT에서 활약 중인 황재균. /사진=뉴시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황재균(KT위즈)이 현대 유니콘스 계보를 이을 마지막 선수가 됐다.

현대는 1996년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해 처음 KBO리그에 진입했다. 2007년 제정 문제 등으로 해체되면서 10년도 유지되지 않았지만 당시 야구팬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팀 중 하나다.


한때 국내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도 현대에서 활약했다. 우완 트로이카로 불렸던 김수경, 임선동, 정민태를 비롯해 박재홍, 심정수, 박경완, 정성훈 등 타자들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불펜 투수 중에선 조용준과 위재영 등이 전성기를 누렸다. 염경엽 LG트윈스 감독과 이숭용 SSG랜더스 감독,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등 현역 지도자들 중에도 현대 출신이 많다.

그러나 현대의 흔적은 조만간 사라질 위기다. 구단의 역사는 17년 전에 이미 끝났다. 당시 현대는 해체 후 재창단 과정을 거쳐 히어로즈가 됐다. 새 팀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역사도 이어가지 못했다.
현대 유니콘스 출신 선수들 중 황재균만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은 과거 현대에서 데뷔해 KT위즈에서 은퇴한 오재일(왼쪽)과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장시환,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정훈. /사진=뉴스1

현대 출신 선수들이 남아있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2025시즌까진 네 명이 현역으로 활동했지만 현재는 황재균 한명 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오재일(전 KT)이 가장 먼저 은퇴를 선언했다. 뒤이어 지난달엔 장시환(전 한화 이글스)이 방출됐다. 정훈(전 롯데 자이언츠)도 지난 15일 오랜 고민 끝에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만약 장시환이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이대로 은퇴한다면 황재균 홀로 남겨진다.


황재균은 2006년 현대의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가 됐다. 이후 팀이 해체되며 히어로즈로 편입됐고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롯데에서 활약한 황재균은 메이저리그(ML)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년 동안 활약했다. 국내 복귀 후에 2018년부터 올시즌까지 KT에서 활약 중이다. 현재 FA 신분이라 아직 팀은 없지만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황재균은 1987년생으로 올해 38세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현대 계보도 곧 사라질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