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체육관에서 진행된 2024년 총선 개표장 모습. /사진=김동기 기자

오는 6월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의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 진영의 우위가 관측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참패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공천 전략도 '인물 교체'보다는 '현역 사수'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사법 리스크와 중도 하차 등 일부 지역의 '현역 물갈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의 위기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12월 27~28일)에서 부산지역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3.2%, 국민의힘 36.7%를 기록했다. 여론조사꽃의 조사(12월 15~17일)에서도 민주당 44.8%, 국민의힘 36.2%로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수치는 보수 정당이 궤멸적 패배를 당했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상황과 유사해, 현역 프리미엄 없이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천 기류 '새 피 수혈' 대신 '검증된 현역'

지지율 하락세에 직면한 국민의힘은 '새 피 수혈'보다는 조직력과 인지도를 갖춘 '검증된 현역'을 본선에 내세우는 '현역 대세론'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무리한 신인 기용이 조직 분열과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현역 단체장 중심의 '안정형 공천'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현역 사수' 기조 속에서도 부산 내 4~5곳의 기초단체는 교체가 불가피해 공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선거법 위반과 사법 리스크, 개인 사정 등으로 인해 현역이 출마할 수 없거나 경쟁력을 상실한 곳들이다.

◇동구·사상·사하·북구 등 '리스크 지역' 변수

우선 동구는 현직 구청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임기 중 중도 하차하며 무주공산이 된 상태다. 보궐선거 성격이 짙어진 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새 인물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 사상구 역시 현직 구청장이 각종 논란 끝에 국민의힘에서 제명되면서, 보수 정당으로서는 새로운 구심점을 세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또한, 사하구의 경우 현직 구청장이 일찌감치 차기 선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재선 도전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져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북구는 현직 구청장이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공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정구청장의 해외 도박 논란, 해운대구청장의 지역펌하 발언 등도 교체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결국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공천 방정식은 복잡해졌다. 논란이 없는 대다수 지역에서는 현역 단체장을 전진 배치해 수성(守城)에 주력하는 한편, 동구·사상구·사하구·북구 등 '구멍'이 뚫린 지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을 수혈해 민심을 다독여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흔들리는 민심 속에서 '현역 생존' 전략과 '불가피한 교체'를 어떻게 조화롭게 엮어내느냐가 이번 지방선거 부산 승패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