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일이 줄 것 같은데 오히려 늘어납니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G3 도약을 위한 AI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국회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20여 년간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연구해온 AI 산업 분야 오피니언 리더로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아 한국의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논의를 이끌었다. 이번 토론회는 박수현·송기헌·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머지않아 AI 3대 강국 자리를 우리가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AI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서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수현 의원도 이에 힘을 보태며 AI 산업 전환이 지역별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충청·강원·제주 지역에 AX 관련 정부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발제를 맡은 김 교수는 AI 산업 발전으로 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오히려 확대된다며 미래 핵심 산업으로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코딩을 1분 만에 구현할 수 있다며 직접 제작한 게임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어 "농업 분야에 적용하면 비닐하우스 생산량에 맞춰 농약 살포 시점을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그는 "최근 오픈AI보다 구글의 성과가 더 좋은 이유는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라며 "오픈AI가 디즈니와 계약을 맺었고 2030년대 중반에는 넷플릭스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I가 단순히 글을 쓰는 수준을 넘어 논리적 사고와 영상 제작까지 수행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1위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3위(G3)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강점으로 HBM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들며 "AI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데 당분간은 GPU보다 HBM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설정해야 할 국가 전략의 첫 단계로 '에이전트 AI'를 제언했다. 그는 "미래의 인공지능은 에이전트 AI로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스스로 수행하는 형태"라며 최근 주목받는 피지컬 AI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피지컬 AI보다 에이전트 AI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에이전트 AI를 강조하는 이유로는 명확한 수익 모델을 들었다.
그는 "농업이든 지역 사업이든 이제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며 "광고든 서비스든 에이전트를 직접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이 강해 피지컬 AI를 이야기하지만 문제는 피지컬 AI의 기반이 될 자체 인공지능 모델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