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모태펀드 게임계정 신설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국내 게임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의 정책 자본으로 민간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모태펀드 게임 계정 신설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구영권 스마일게이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일돈 엔엑스쓰리게임즈 대표는 "게임 산업 특성에 맞는 모태펀드 신설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 모태펀드 제도가 벤처캐피털(VC)의 리스크 부담을 키워 '투자 공백'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게임사는 자체 VC를 통해 중소 개발사에 직접 투자하고 있으나 투자 대비 적은 상장 가능성으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구 CSO는 "VC는 수익률이 중요한 지표인 만큼 회수가 가능해야 하는데 국내 게임 산업은 상장(IPO)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에서 32곳이 상장한 제약·바이오 분야와 달리 게임사 상장은 6곳뿐이다. 그는 "코스닥·코스피 상장 게임사도 34곳에 불과해 VC 입장에서는 상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구 CSO는 해법으로 모태펀드 게임 계정 신설을 꼽으며 "단순 지원 정책이 아니라 벤처캐피털(VC)이 감당하기 어려운 게임산업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장 설계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돈 엔엑스쓰리게임즈 대표도 국내 게임 산업의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일본은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으로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 불렸지만 현재 중국의 거대 자본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도 이미 대규모 마케팅과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 상위권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인력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개발사들은 프로젝트당 150명에서 300명 정도 투입하면 대형 프로젝트로 분류되지만 중국 대형사는 한 프로젝트에 1000명에서 2000명 규모의 인력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 차이가 개발 속도와 콘텐츠 완성도의 격차로 직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력 경쟁과 제작비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도 중소·중견 개발사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 대표는 "신생·중견 개발사들은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K-게임의 경쟁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게임산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프로젝트당 투자 규모가 크며 단계적으로 자금 수요가 급격히 확대된다"며 "현 모태펀드는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자금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임 전용 모태펀드 신설은 제작비 상승과 리스크 확대로 위축된 민간 투자 심리를 완화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서둘러야 민간 투자와 산업 구조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