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가 정부에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산업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전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업종별 기업들로 구성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는 산업계 의견을 수렴한 경영계 입장을 고용부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TF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법적 의무 이행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징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행법상 원청은 하청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일정한 책임을 지고 있는데 이 같은 법적 의무 이행과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결정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논리다.
원청이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하청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지원하는 시혜적 조치를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로 삼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산업안전을 위해 노력할수록 오히려 교섭이나 파업 등 법적 리스크를 더 많이 짊어지게 되는 모순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청 근로자에 대한 안전관리 지원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영계는 우려했다.
요구 작업 환경과 관련된 사무공간, 창고, 휴게시설 등의 제공 여부 역시 사용자성 판단 고려 요소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내하도급의 본질이 원청 소유 사업장에서 하청의 책임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인 만큼 시설 관리권에 기반한 공간 제공을 사용자성의 징표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TF 측은 하청 근로자의 편의시설 제공 문제는 원·하청 간 임대차 계약이나 합의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지 이를 사용자성 판단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관련 하급심 판결 사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경영계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을 단체교섭 대상인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병, 분할, 생산공정 변경 시 필수적인 인력 조정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묶을 경우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이 본질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영계는 배치전환이 근로자 지위 박탈을 전제로 하는 수량적 구조조정과 다르며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핵심 근로조건의 중대한 변동이 수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들어 경영상의 결정 영역으로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