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혜훈 장관 후보자.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지명 28일 만으로 지난 23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철회 결정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은 후보자를 둘러싼 사회 각계의 의견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 이후 국민적 평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번 결정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아닌 '지명 철회' 형식을 취한 배경에 대해 "보수 진영 인사를 통합 차원에서 발탁했던 만큼 철회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 역시 인사권자로서 대통령의 책임 아래 이뤄졌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지명 철회 사유와 관련해서는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 소명이 있었지만 국민적 눈높이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특정 사안 하나만을 이유로 한 결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후보자의 낙마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며 여지를 남겼지만 이후 검증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의혹이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확대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했지만 야당은 인사 검증 실패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최우선에 둔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통합과 미래를 향한 국정 운영 의지는 분명히 전달됐다"고 밝혔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통합 인사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인사를 강행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민정수석실과 관계 부처가 총동원됐음에도 증여세 탈루, 부동산 투기, 입시 특혜 의혹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며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를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은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된 인사 드라마였다"며 "지명 철회로 마무리할 사안이 아니라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검증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지명 철회를 계기로 대통령실의 통합 인사 기조와 함께 인사 검증 시스템의 신뢰 회복 여부가 향후 국정 운영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