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와 한창제지, 깨끗한나라 등 제지 3사가 산업용 포장재인 백판지 가격을 인상한다.
업계 1위인 한솔제지가 지난 26일 백판지 가격을 톤(t)당 12만원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 1일엔 2위 한창제지와 3위 깨끗한나라도 같은 수준으로 올린다.
원재료인 펄프 구매 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 하면서 상당한 원가 압박으로 작용해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 26일 출고분부터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백판지 가격을 일괄적으로 톤당 12만원 올렸다. 마찬가지로 오는 2월 1일엔 한창제지와 깨끗한나라가 톤당 12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현재 백판지 가격이 톤당 120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인상률은 10%다.
백판지는 폐지나 펄프로 만드는 두꺼운 종이로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 식품·화장품·전자제품 포장재로 이용한다. 국내에서는 한솔제지와 한창제지, 깨끗한나라, 한국제지, 세하 등 5개사가 생산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백판지시장 규모는 1조7000여억원(매출 기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한솔제지(1조585억1700만원)와 한창제지(2011억7300만원), 깨끗한나라(1918억8500만원) 등 3개사의 점유율이 85.4%(1조4515억7500만원)다.
이들 3개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 2조1942억3300만원에서 백판지 비중은 66.1%(1조4515억7500만원)다. 나머지는 33.9%(7426억5800만원)는 인쇄용지, 특수지 등이다.
한솔제지와 한창제지, 깨끗한나라가 백판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은 주요 원재료인 펄프 가격 상승 때문이다.
백판지는 펄프와 폐지를 섞어 만든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제지업체들의 주요 원자재인 미국 남부 혼합 활엽수 크라프트 펄프의 톤당 가격은 지난해 6월 톤당 88만원에서 올해 1월엔 톤당 100만원으로 13.6%(12만원) 올랐다.
업계에서는 전체 펄프 구매량 가운데 90% 이상을 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기간 평균 원/달러 환율도 1366원에서 1461원으로 6.9%(95원) 올랐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로 제지업체들의 펄프 구매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산업용 전기요금도 킬로와트시(kWh)당 180원으로 202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비용 부담까지 더해졌다. 장치산업인 제지업 특성상 전기요금 인상은 제조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백판지 가격 상승에 주 원인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미국 내 반트럼프 분위기 확산으로 인한 펄프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