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장마가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등락을 거듭하며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던 증권시장에서도 8월에는 썸머랠리에 대한 기대를 해볼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서는 우려 반 기대 반인듯 하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지만, 지난 7월 코스피 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달간 총 2.72% 상승하는 등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물론 8월에 박스권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지난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며 8월에도 새로운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FOMC에 대한 주의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면서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 1830~1950포인트를 제시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FOMC가 8월 시장에 최대의 불확실성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되는 것이 2016년이라 해도 당장의 매입 축소로 채권시장의 실질적인 유동성이 감소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경기는 바닥을 통과하고 있으나 은행 증자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회복의 속도는 매우 느릴 가능성이 높다"며 "선진국 경기회복 주장에도 불구하고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 선진국 수출 주문이 대부분인 업체들의 2분기 어닝 미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박스권 탈피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8월 시장에 정말 해가 좀 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출구전략을 서두르지 않고 있고, 경기 상황이 좋아지고 있으며, 주가의 절대 레벨이 낮기 때문에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은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며 "주변 여건이 상반기와는 달리 한국 주식시장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FRB는 출구전략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수급은 양호할 것"이라며 "실제로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 끝난 지난 7월4일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국가들의 경기 상황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며, 유럽의 경기 서프라이즈지수가 4월 이후 반등하고 있고 중국의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도 반등 중"이라면서 "일본의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는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반락하고 있는데,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에서 벗어나고(peak out) 있는 것이어서 상승하는 과정에서 낙관론이 과도하게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주가의 절대 레벨이 낮은 업종들이 코스피의 반등을 견인할 여력은 여전히 충
분하다는 생각"이라며 "그간 일본의 공세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짓눌렸던 자동차, IT와 여전히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을 충분히 반영한 화학 등이 추가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주의 주요 변수는 미국 연준총재 연설, 일본은행의 금정위, 국내 옵션만기, 한국 금통위, 중국 경제지표 등이다.

곽병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후반 중국 경제지표 부진 우려는 상존하나 미 연준총재 연설을 통한 7월 FOMC 통화기조의 유지 가능성, 어닝서프라이즈 효과에 따른 하반기 이익가시성 개선, 한국관련 글로벌 펀드플로우의 개선 사이클 지속 등의 우호적 변수에 힘입어 국내증시는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