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 초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 사진=뉴시스DB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 여파 지속으로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반등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4일쯤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두 회사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6조6412억원, 영업이익 6조817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34.72%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부진, 파운드리 적자 및 환율 하락 등으로 반도체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이다. 당초 구형 메모리인 DDR4의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사업부문 내 매출 비중이 적어 실적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낸드 역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위주로 고객사 재고조정이 지속됨에 따라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1분기 실적을 견인한 모바일 경험(MX) 사업부가 비수기 속에서도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효과로 선방하며 2분기에도 전체 사업부의 실적 둔화를 상쇄하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2분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1조5933억원, 영업이익 89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47%, 25.0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관세전쟁 및 경기 악화로 가전 수요가 부진해 가전을 담당하는 홈 어플라이언스 솔루션(HS) 부문의 이익이 줄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과 TV 가격 경쟁 심화로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MS) 사업부문 역시 부진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 거래 지수, 경쟁사의 유럽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가전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추정하고 환율 영향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며 "작년과 달리 올해는 올림픽, UEFA 유로 등과 같은 TV 수요를 견인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는 데다 LCD 패널가 흐름을 볼 때 원재료 가격 부담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전망은 다소 엇길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바닥을 확인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걸림돌로 작용한 HBM 품질 승인 이슈, 파운드리 적자 확대 등의 우려가 올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LG전자는 하반기에도 관세와 물류비 불안정 등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사업 구조상 하반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다"며 "올해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감익은 당연하다"고 짚었다.

김동원 연구원은 "가전, TV, 자동차 등 LG전자 핵심 사업부가 관세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어 향후 LG전자 실적과 주가의 기울기는 관세 불확실성 조기 해소와 내구재 수요 회복 강도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