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시민의숲/사진=이고운 기자
양재시민의숲/사진=이고운 기자
옛사람들은 날씨가 선선한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등불을 가까이 하기에 좋음)'의 계절이라고도 했다. 등화가친은 당나라 시인, 한유(韓愈)가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은 시에서 유래한다. 그래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차려입은 바깥 가을풍경이 책 속의 활자를 차분하게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든다. 모름지기 책이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늘 가까이 해야 하는 법. 그러니 살며시 책을 덮어두고 가까운 곳에서 가을 라이딩을 즐겨보자.



도심 가까운 곳에 가을 단풍이 멋드러진 코스가 있다. 양재시민의숲을 중심으로 청담대교와 청계산입구를 오가는 왕복 40km 코스가 그것이다.



청담대교 남단 자전거길을 출발해 청담교 봉은교 삼성교 탄천2교 영동6교 영동1교 양재시민의숲 여의교 원지교 청계산입구역 청계산입구사거리 구간이며, 초보자 기준 약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평탄한 코스다.



먼저 청담대교 남단에서 한강 잠실대교 방면으로 출발한다. 지하철 이용자는 7호선 청담역 하차 후 한강나들목을 이용하여 한강에 진입하는 것이 편리하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탄천합수부에 도착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자전거마니아들의 중간 휴식지점이기도 하다. 직진하면 잠실대교로 향하는 데크길을 건너게 되고 남동쪽은 양재천으로 향하는 자전거길이다. 우회전하여 양재천으로 향한다. 12개의 크고 작은 교량을 지나 영동1교에 다다르면 우측이 '양재시민의숲'이다.



메타세콰이어 단풍길로 유명한 양재시민의숲(서초구 매헌로)은 1980년대 토지구획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문을 열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약 80만평의 울창한 수림대가 조성돼 있으며, 공원 안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의 유물과 기념관, 숭모비 등이 있다. 이 숲은 서울시가 선정한 도심 속 '아름다운 단풍길' 81곳 중 하나이다. 11월 중순까지 낙엽을 쓸지 않고 관리하기 때문에 단풍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다.



양재시민의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영동1교다. 직진 후 남쪽에 설치된 다리로 좌회전하여 여의천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여의천의 교량 밑 터널식 자전거길이 계속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여의천 진입 후 청계산로를 따라 직진하면 청계산입구사거리다. 음식점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