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00만대 시대, 카푸어 만드는 '유예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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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00만대 시대. 도로에 굴러다니는 승용차 15대 중 1대가 수입차다. 지난 1987년 1월 정부가 수입차시장을 개방한 이후 27년7개월 만이다.

수입차가 급증하면서 어느덧 우리 사회는 수입차를 타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매국’ 혹은 ‘사치’라고 비난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게 됐다. 소비자들은 ‘과시’를 넘어 ‘성능’, ‘안전’, ‘연비’, ‘디자인’ 등 다양한 이유로 수입차를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입차 열풍 속에서 부작용도 하나둘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카푸어'를 양산하는 수입차 기업들의 고금리 할부금융프로그램이나 관세인하에도 비싸만 지는 차값 등 문제가 생기고 있다. 수입차 공세 이면에 숨은 불합리한 문제점을 알아봤다.
 
수입차 100만대 시대, 카푸어 만드는 '유예할부'

◆ 차값 깎아주지만 할부금리 함정

길을 걷다 보면 수입차 딜러가 걸어놓은 '매월 10만~40만원만 내면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유예할부'(유예리스)프로그램 광고다. 수입차시장 성장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유예할부는 차 가격의 일정 부분만 선납하고 잔액에 대해선 2~3년 동안 이자만 내고 유예기간이 끝나면 일시에 잔금을 치르는 금융프로그램이다.

적은 초기비용으로 수입차를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할부금 유예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목돈이 필요한 점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유예할부가 '카푸어' 양산의 원흉으로도 꼽힌다. 문제는 유예기간에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턱없이 높다는 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금을 3년 뒤로 미뤄놨기 때문에 이율이 은행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할부금융사 금리는 7~8%이고 수입차 관계 금융사의 금리는 1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상당수 구매자가 할부나 리스 등의 금융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이때 대부분의 구매자는 해당 수입차의 관계 금융사를 이용한다. 주요 수입차 리스사들이 자동차 리스상품을 제공할 때 대상을 자사 차량으로 한정하고 있는 데다 차 가격을 할인받으려면 수입차 관계 금융사의 할부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고금리'라는 함정이 숨어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신업체들의 할부금리는 6~7%에 불과한데 수입차 금융사의 금리는 이보다 5%포인트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00만원대 수입차를 구매할 경우 이자를 매월 5만원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3년 할부기간으로 환산하면 수입차 금융사를 이용할 때 국내 여신업체보다 약 2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입 시 150만원을 할인받더라도 50만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 티구안

◆ 한-EU FTA발효 3년… 수입차 가격 되레 올랐다

이외에도 우리 국민들이 수입차를 구입하면서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한국-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지 3년이 지나면서 관세율이 최대 8%포인트 떨어졌지만 유럽브랜드의 인기 자동차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판매 1위 제품인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이하 주력모델 기준)는 지난 2011년 9월 2012년형 모델을 4450만원에 내놨다. 하지만 이 차는 현재 30만원 더 비싼 4480만원에 팔린다. 폭스바겐은 최근 3년 동안 관세 하락분(5.6%포인트)을 반영해 세차례에 걸쳐 차값을 130만원 내렸다. 그러나 자동차 가격을 내리고 몇개월 지나지 않아 "물가가 올랐다", "상품성을 높여 연식변경을 했다"며 두차례에 걸쳐 160만원을 올렸다.

BMW도 마찬가지다. 인기 모델인 'BMW 520d'의 경우 FTA 발효 전인 지난 2011년 초 6240만원이던 차값이 최근 6330만원으로 인상됐다. 관세 인하 때마다 출시가를 내렸지만 곧바로 연식변경·부분변경 모델 출시, 상품성 강화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아우디 'A6 2.0 TDI'(수입차 판매 6위)도 최근 관세가 5.6%까지 떨어졌는데도 차값은 30만원 올랐고, '폭스바겐 골프 2.0 TDI'(5위)는 싸지긴 했지만 인하폭은 1.5%(50만원)에 그쳤다.

◆ 판매 '급가속' 수입차… 기부금은 '후진'

이외에도 수입차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에 비해 경제 기여도가 낮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최근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메이커의 매출과 영업이익,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20% 이상 증가했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된 금액을 제외한 기부금은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수입차 회사들은 국내 매출 가운데 93%가량을 본국으로 송금하고 나머지 7% 정도로 국내 비용지출과 투자금으로 썼다. 특히 매년 홍보·마케팅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면서도 채용과 사회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에선 시늉만 내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곳은 BMW코리아다. 16억7200만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6.5%, 광고선전비 대비 3.8%를 기부금에 사용했다. 이밖에 공식 딜러 8개사와 함께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를 위해 성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등 수입차브랜드 중 사회공헌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다. 벤츠코리아 또한 기부금을 늘리며 NGO(비정부기구)와 협력해 사회적 환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불모터스와 볼보코리아의 경우는 국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었지만 기부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949억원에서 지난해 1109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2.1% 증가한 74억원이다. 그러나 한불모터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광고선전비는 2012년 대비 26%나 증가했는데도 기부금은 2012년 0원, 2013년엔 310만원에 그쳤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비슷한 실정이다. 지난해 매출 854억원과 영업이익 68억원을 올린 볼보자동차코리아의 기부금은 전무한 상태다. 크라이슬러코리아와 한국지엠 또한 기부금 내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곳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522억8948만원의 영업이익 중 0.19%인 1억100만원만 사회공헌에 썼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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