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군요] 아우토반이 경부고속도로보다 안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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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고속도로를 이용하다보면 "여기가 1차로 맞아?"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1차로는 다른 차로에 비해 '빨리 달리는 차로'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당장 지금 도로에 나가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과연 다른 나라는 1차로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독일 함부르크 아우토반. /사진=이미지투데이
독일 함부르크 아우토반. /사진=이미지투데이

1차로는 추월차로, 제대로 시행되고 있나?

국내는 무제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구간이 없지만 '1차로'라는 경우로만 따져볼 때 독일의 '1차로'와는 다름을 알 수 있다. 독일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동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독일의 차는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또한, 차와 관련된 제도가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비교했을 때 독일 헤센주 프랑크푸르트와 비스바덴을 잇는 아우토반 66호선 편 4차로 중 1차로는 대개 텅어 있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독일의 '아우토반'은 전체 구간의 절반 정도가 속도 무제한 구간이라는 점에서 국내 고속도로와 차이가 있긴 하다.

그러나 독일은 차량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2012년 기준)가 0.7명에 불과하다. 한국(2.4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속도 무제한 도로가 최고 속도를 110㎞/h로 제한하는 한국 고속도로보다 안전한 것이다. 즉 속도는 무제한이지만 더 안전한 아우토반 비결은 '1차로 비워두기'에 있었다.

이에 헤센주 도로교통청 공보담당관은 "아우토반에선 1차로는 추월할 때만 진입하고, 천천히 가려는 차량은 우측 차로를 이용하는 '킵 라이트(keep right)' 원칙을 지키면 된다"고 전했다.

물론 아우토반 1차로의 모든 차량이 200㎞/h로 달리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독일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국내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많다는 것은 단순 도로의 규정 속도와 교통사고 빈도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국내에서도 1차로는 추월차로로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추월 이외에 계속 주행하게 되면 도로교통법 위반에 따라 '승용 4만원, 승합 5만원에 벌점 10점'을 부과하고 있으나 운전자들의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차로를 자주 바꾸거나 추월을 하는 경우 사고의 빈도가 높다는 말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킵 라이트' 원칙을 우선시 하는 독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화물차.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화물차.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화물 수송차는 3차로, 과연 지켜지고 있나?


네덜란드 교통법에 따르면 길이가 7m가 넘는 결합 차량이나 화물차는 편도 3차로 이상 고속도로에서 가장 오른쪽 2개 차로로만 달릴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이 원칙을 어기는 대형 차량은 거의 없으며 추월을 위해 2차로로 접어드는 일조차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네덜란드 국토교통부의 교통물류자문관은 "네덜란드에서 지정차로제를 어기는 차량 중 화물차 비율은 5%도 채 되지 않는다"며 "화물차와 일반 차량이 지정된 차로를 따라 기차와 승용차처럼 분리돼 다니다 보니, 일반 차량 운전자가 화물차와 휘말려 사고를 당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덜란드 국토교통부 선임자문관은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사고 위험을 무릅쓰는 건 도박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또 "화물차는 가·감속이 어렵기 때문에 대형사고 발생 확률이 높으며, 높은 사고율은 곧 높은 상품 파손율로 이어진다"며 "장기적으로도 운송업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화물차들이 1, 2차로로 주행하는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과거 국내의 고속도로 지정차로 위반자 집중 단속에서 적발된 7439대 중 5648대(76%)는 화물차인 경우도 있었다.

네덜란드 고속도로도 한국 고속도로처럼 화물차가 위협적으로 주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네덜란드가 화물차 주행 차로를 일반 차로와 처음 분리한 것은 1968년이었다. 이때부터 고속도로에서 화물차의 최고 속도를 시속 80㎞로 제한했다. 그러자 화물차 운전자들은 "최고 속도를 시속 80㎞로 제한하는 건 화물차 제작 기술이 좋지 않던 시절의 발상"이라며 처음에는 반발했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화물차가 최고 시속 80㎞를 넘기면 최소 60유로(약 7만5000원)의 범칙금을 물고, 20㎞씩 초과할 때마다 벌금이 120유로(약 15만원)씩 올리는 식으로 더욱 강경하게 제재했다. 시속 130㎞를 넘기면 가차 없이 화물차 운전면허를 박탈했다.

네덜란드에서 화물차 면허가 박탈되면 재발급 받는 데 1~2년이 걸리고 400~1200유로(약 50만~15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러한 강력한 단속과 제재를 통해 도로 위 사고율을 줄일 수 있었다.

국내의 경우는 네덜란드에 비교했을 때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화물차와 일반 자동차의 사고와 관련된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졸음 운전, 음주 운전 등의 이유도 있지만 화물차가 1·2차로에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추월, 화물차의 과속 등의 이유가 화물차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독일의 우측 차로 이용과 네덜란드의 화물차 주행 관련 제재는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되는 규칙이다. 차이는 이들에 비해 강제성과 의식 수준이 낮다는 점이다. 실효성 있고 강제성 있는 제재로 도로의 안전이 확보된다면 OECD 회원국 가운데 교통사고 사망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김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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