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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중 한국대사관 |
노영민 주중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며 방명록에 쓴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글귀가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노 대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장 제정식에서 자신의 신임장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달하고 방명록에 ‘만절필동 공창미래(萬折必東 共創未來)’라고 쓴 뒤 한글로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한중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적었다.
만절필동은 ‘황하의 강물이 일만 번을 굽이쳐 흐르더라도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말이다. ‘일이 곡절을 겪어도 이치대로 이뤄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논란은 지난 16일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시작됐다. 최 교수는 칼럼에서 "만절필동은 '천자를 향한 제후들의 충성'의 뜻으로 의미가 확대된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날 방명록에 ‘만절필동’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절필동’이란 천자를 향한 제후들의 충성을 말한다. 이 뜻은 대한민국이 중국의 종속국인 제후국이고 문 대통령이 시진핑 천자를 모시는 제후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하 의원은 이어 “노 대사가 의미를 알고 썼다면 국가의 독립을 훼손한 역적이고, 모르고 썼다면 대한민국과 대통령 망신시켜 나라를 대표할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노 대사가 이런 썩어빠진 정신을 가졌기에 이번 대통령 방중이 혼이 빠진 굴종외교가 됐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주중 한국 대사관은 "만절필동의 원전상 의미는 '사필귀정'"이라며 "노 대사는 한·중 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어도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