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사고.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K-9 자주포가 도열해 있다. /자료사진=뉴스1
K-9 자주포 사고.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K-9 자주포가 도열해 있다. /자료사진=뉴스1

K-9 자주포 사고에 대해 국방부가 "부품 비정상 작동이 원인"이라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육군은 지난 8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격발해머, 폐쇄기 일부 부품 결함 등 자주포 자체 기계적 결함에 무게를 실었다.

육군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는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K-9 자주포 사고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조사위는 지난 4개월 간 현장감식 8회, 전문 감정기관의 채증물 감정 76건, 임상신문 13회, 관련 실험 23회 등을 실시하고 사고원인을 조사·검증했다.

조사위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격발 스위치가 오작동을 일으켜 자동 격발된 점, 폐쇄기(탄약·장약을 삽입하고 밀폐하는 장치)가 닫히지 않은 점, 닫히지 않은 폐쇄기에서 나온 화염이 바닥에 놓아둔 장약(화약)을 급속으로 연소시킨 점 등 크게 3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일어나 사고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상식 조사위 민간위원장(경상대 나노신소재공학부 교수)은 "승무원이 격발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격발해머와 공이(뇌관을 쳐 폭발하게 하는 뾰족한 장치)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중력, 관성 등에 의해 뇌관(기폭장치)이 이상(異常) 기폭해 포신 내부에 장전됐던 장약(화약)을 점화시켰다"며 "폐쇄기가 내려오는 중 뇌관집과 격발장치의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관이 '삽입링 화구'에 정상적으로 삽입되지 않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완전히 닫히지 않은 폐쇄기 아래쪽으로 포신 내부에 장전됐던 장약의 연소 화염이 유출됐다"며 "유출된 연소 화염이 바닥에 놓아두었던 장약을 인화(引火)시켜 급속 연소되면서 승무원이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9 자주포 제작업체인 한화 측은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과 제작업체, 전문기관들이 충분한 상호협의와 공감을 이루지 못했다"며 "현재 육군이 제시하고 있는 사고원인은 여러 가지 가설 중의 하나이며 그 또한 정확하게 검증된 것이라기보다 추정에 기반한 것으로, 저희가 조사한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 동의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한화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도출해 이 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저희는 지금이라도 군, 제작업체, 전문연구기관 등이 협력해 추가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사위 관계자는 "군에서 확인하기 제한된 부분이 있어서 전문업체와 공동으로 조사하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빠르면 1월 초 전수조사하려고 계획한다"고 밝혔다.

K-9 자주포 사고 원인에 대한 군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개발업체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여기에 조사위가 재반박하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